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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외치는 금융지주 CEO 속사정은 주가부양, 글로벌 투자자 중시 가치 접목…DLF·라임사태 이후 고객신뢰 회복 차원

손현지 기자공개 2020-01-30 15:53:5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8일 09: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금융지주 회장들이 ESG경영 성과를 내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존 재무적 지표 성과에 매진해왔던 행보와는 달리 사회공헌, 금융소비자 보호, 지배구조 개선 등 비재무적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KB·하나·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 핵심 경영가치로 ESG를 꼽았으며 조직개편을 통해 ESG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금융지주 CEO들이 ESG경영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권 관계계자들은 최근 해외 거점을 늘리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교류가 잦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조명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글로벌 투자자 유치 차원에서도 ESG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장기투자자로 분류되는 북미·유럽에 소재한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ESG에 중점을 둔 기업들을 가치있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주가부양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해외 투자설명회(IR)에서도 금융지주 CEO들이 저마다 재무적인 기준 외에 사회적책임투자(SRI)를 어느 정도 실천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홍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년 대규모 원금손실을 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한 국내외 이미지 손실과도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까지 이어지자 실추된 금융권 신뢰를 되찾고 타개하기 방책으로 해석된다. 과거 이자수익, 글로벌, 디지털 등을 재무적 성과를 좇던 것과 달리 새로운 경영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열린 신한금융지주 회추위(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조용병 회장의 연임 사유로 꼽힌 사안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점도 'ESG 경영체계 확립'이었다. 기존 최고경영자(CEO)의 공로로 인정되던 요소인 인수합병(M&A)이나 재무적 측면이 아니라 지속가능경영 체계 구축이란 비재무적 성과가 꼽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금융지주 CEO들이 ESG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제 금융소비자를 만족시키려면 경영 투명성 제고와 사회적 책임 실천에 주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SG 경영체계란 환경친화(Environment), 사회적 기여(Social), 지배구조(Government)의 약어다. 다소 포괄적인 개념이지만 금융회사에 접목해 보면 직원과 고객, 주주,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와 관련해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정도로 압축된다.

ESG는 본래 유럽,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됐던 경영가치이기도 하다. 유럽연합(UN)이 일찍이 2006년부터 책임투자원칙(UNPRI)을 강조해 사회책임투자를 적극 장려해왔다. 국민연금도 2009년 가입해 사회책임투자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 등도 ESG경영과 관련된 리스크를 신용평가 과정에 반영하기로 선언했다. 그외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등 국제기구를 시작으로 인도, 홍콩,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들이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규범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러한 움직임이 올들어 국내 금융권으로 옮겨붙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경우 지난달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해 그룹 차원의 ESG경영체계를 강화했다. 이달 3~4일 진행한 경영진 워크숍에서도 "ESG 경영 주도권을 강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ESG 체계 확립을 통해 사회적 변화와 미래가치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CEO의 가치관에 따라 국민은행은 작년 시중은행들 중 처음으로 3억달러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역시 이달 중으로 조직개편을 하고 ESG 관련 조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라임사태 등으로 불거진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ESG경영 확산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ESG 개념이 생소했던 2017년 취임 때부터 '2020 SMART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준비하며 그룹의 핵심 전략으로 ESG를 강조해온 인물이다. 과거 신한은행 글로벌부문 부행장, 신한 BNP파리바 사장 등을 지내면서 유럽, 북유럽 투자자들과 교류해오며 ESG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ESG경영 체계 구축 계획을 밝혔다. 그는 "주주의 이익 뿐 아니라 손님, 사회 구성원 모두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고 행복을 나누지 않으면 신뢰받기 어렵다"고 발언한 바 있다. 사회가치본부를 신설했으며 해당 조직에 힘을 싣기 위해 경영기획그룹장인 이후승 전무에게 본부장직을 겸직토록 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금융지주 ESG경영등급도 크게 개선됐다. 작년에는 KB·신한·BNK금융이 A+등급을 받았으며 하나·JB금융은 A등급, DGB금융은 B+등급을 받았다. 최근 몇년새 전반적으로 등급이 상향조정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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