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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코아, 美 잡은 항공엔진 부품…현지 계열 차별화 [소부장 IPO 점검]③P&W·보잉·록히드마틴 등 핵심 고객사…매출 성장 폭발적, 테슬라 상장 도전

양정우 기자공개 2020-01-31 13:07:07

[편집자주]

바야흐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시대가 열렸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 의지와 반도체, 2차전지, 5G 등 전방 산업의 선방에 소부장 기업의 상장이 줄을 잇고 있다. 일단 소부장 IPO의 스타트를 끊은 선발 주자는 공모와 유통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IPO의 바통을 이어받는 후발 기업도 선전을 벌일 수 있을지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8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이하 켄코아에어로)는 미국 글로벌 3대 항공엔진 기업인 프랫&휘트니(PRATT & WHITNEY)를 고객사로 확보한 기업이다. 소재와 기계, 전자, IT 등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된 항공 산업은 초정밀 가공과 고난이도 조립이 요구된다. 글로벌 선두 업체는 철저한 검증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협력사의 지위를 부여한다.

최대 강점은 2017년 인수한 미국 계열사(Kencoa Aerospace LLC)가 구축한 경쟁력이다. P&W는 물론 보잉, 록히드마틴 등 글로벌 탑티어 항공기 제조사를 상대로 매출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 국내 여느 부품사와 다르게 현지 생산시설을 갖춰 수익성과 교섭력이 우월하다.

테슬라 요건 상장(이익미실현 상장)에 나선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당장 실적이 기업가치를 반영할 만큼 충분하지 않지만 미래 성장성이 높을 때 시도되는 특례상장이다. 앞서 몇 차례 단행된 테슬라 기업공개(IPO)와 달리 수주 실적을 토대로 미래 수익을 추산했다.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실적으로 밸류에이션에 나서 진정한 테슬라 IPO가 나왔다는 평가도 받는다.

◇글로벌 항공사, 외주 확대 수혜…켄코아, 미국법인 '효자' 노릇

근래 들어 글로벌 완제기 제조업계의 화두는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의 글로벌화였다. 세계 항공기 시장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내 항공 부품사의 수주가 껑충 늘어난 배경이다. 비용 효율화에 나선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는 앞으로도 외주 확대 정책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국내 부품사의 출하량은 연간 16%씩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글로벌 제조사의 협력사로 진입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우호적 여건을 누리려면 먼저 완제기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첫 물꼬를 터야 한다. 하지만 항공기는 미세한 불량도 고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 번질 수 있어 까다로운 품질이 요구된다. 엄격한 각종 인증을 거쳐 장기간 신뢰 관계를 쌓아야 대규모 수주가 가능하다.

켄코아에어로는 국내 공장(사천)에서 국내외 티어1(Tier1) 기업에 항공기 부품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미국 자회사를 통해 항공기 동체부품(방산, 민수)과 엔진부품을 P&W, 보잉, 록히드 마틴 등에 납품하고 있다. 기술력 입증으로 확고한 신뢰를 맺은 만큼 당분간 수주 제품을 독점적으로 제공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연결기준 미국 내 매출액이 전체 실적의 60%에 달하고 있다.

시장에선 유독 항공엔진 부품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초정밀 기술을 투입하는 만큼 워낙 수익성이 높아 항공 부품 중에서도 효자 제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항공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제외하면 켄코아에어로가 유일하다. 현재 인기 기종인 에어버스 A320에 탑재되는 엔진 부품을 만들고 있다. 해당 파트에선 2020~2021년 30~40%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항공기 부품 출하액. 단위:억원

◇폭발적 매출 성장세 '지속'…이익 실현 단계 '안착'

켄코아에어로의 매출 실적은 미국 계열사를 토대로 폭발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이후 연간 평균 성장률이 76%에 달한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액(347억원)은 이미 지난해 수준(289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그간 적자를 기록해오다가 지난해 1~3분기 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항공 부품 사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의 특성 탓에 사업초기 원가율이 높게 형성된다. 그러다가 소재 거래선 확보와 양산 노하우 축적으로 단번에 수익 창출 기조로 전환된다. 2017년 미국 법인 인수 후 재정비를 마친 켄코아에어로는 이제 본격적으로 이익을 키우는 변곡점에 서있는 셈이다.

상장주관사 NH투자증권은 밸류에이션의 잣대로 'EV/EBITDA'를 선택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산업은 기업가치를 책정할 때 EV/EBITDA를 주로 활용한다. 에비타(EBITDA)는 영업이익에서 감가상각비까지 반영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스트, 하이즈항공, 오르비텍 등을 피어그룹으로 삼아 평균 EV/EBITDA 13.6배를 도출했다. 여기에 켄코아에어로의 내년 추정 EBITDA 262억원을 토대로 적정시가총액(2366억원)을 산출했다. 주당 평가가액 2만1044원에 할인율 28.7~38.2%를 반영해 희망 공모가 밴드(1만3000~1만5000원)를 확정했다.

테슬라 IPO를 시도하는 만큼 미래 실적을 할인해 상장 밸류를 구하는 건 당연하다. 유독 눈길을 끄는 건 추정 실적의 현실화 가능성이다. 앞서 몇 차례 시도된 테슬라 상장에선 주로 최적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미래 실적을 추산했다. 하지만 켄코아에어로의 경우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연간 매출을 산출했다. 한국거래소가 도입한 테슬라 상장 제도에 가장 부합한 딜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원소재 물류, 신성장동력 채비 착착…미국 자회사, 공급 노하우 탄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원소재 물류 사업이 대표적이다. 켄코아에어로는 지난해 11월 사천항공우주원소재물류센터의 단독 운영권을 확보해 입주를 완료했다.

이 물류센터는 항공우주업체에 원소재를 원활하게 공급하고자 설립됐다. 항공기 부품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하면서 항공 원소재의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 원소재는 까다로운 인증을 거쳐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전량 수입된다. 앞으로 원소재 공동 구매를 소화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과 수급 불균형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침이다.

현재 항공 원소재 전문공급업체를 미국 계열사(California Metal)로 보유하고 있다. 이미 사업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해외 원소재를 국내로 조달하는 데 두각을 드러낼 업력을 쌓아왔다. 그간 국내 항공 부품사는 대부분 개별적으로 해외 수입에 의존했던 터라 물류센터의 수요도 작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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