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IR서 '진땀 흘린'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신성장동력·부진한 성과 지역 질의 다수, '설명 부족' 평가 나와…지배구조 개편 즉답 피해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03 09:45:4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모비스가 작년 연간 잠정실적을 공표하면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IR을 개최했다. 현대·기아자동차 컨퍼런스콜 때보다는 비교적 짧은 답변들이 이어지면서, 일부 IR 참여자들은 현대모비스의 재경본부와 IR팀의 설명이 부족한 편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질의응답에서는 신성장동력인 전동화에 관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 이 외에 현대모비스가 크게 부진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관한 질문이 다수 있었고, 구조조정까지 언급됐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질의도 있었는데 즉답을 피했다.
◇설명 부족 평가도 나와…전동화사업 질의 다수
현대모비스는 이달 30일 지난해 연간 잠정실적을 공시하고 기관투자가, 애널리스트 등만을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열었다. 현대모비스에서는 배형근 재경본부장(CFO), 이의섭 IR담당 상무, 독고율 팀장이 등장했다. 작년 4분기와 연간 실적, 재무에 대한 설명을 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컨퍼런스콜에 참여한 관계자 사이에서는 재경본부와 IR팀의 답변에 "길게 잘 설명해 준 것 같지는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컨퍼런스콜을 진행할 때 재무와 IR담당 임원들이 상당히 길게 답변하는 편인데 현대모비스의 경우 비교적 간략했고, 일부 질문에는 상당히 짧게 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질의내용에서는 가이던스에 대한 요청 등이 있었지만 제대로된 답변을 듣지 못한 것도 애널리스트들의 박한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질의응답에서 가장 많은 질문이 나왔던 것 중 하나는 전동화다. 전동화는 현대모비스가 키우고 있는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작년에도 성장하면서 실적 신장에 보탬이 됐다. 작년 4분기 전동화 매출은 858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0.5% 증가했다. 배터리전기차(BEV)를 포함한 친환경차의 생산량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우선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2020년 연간으로 볼 때 전동화 매출 전망에 관해 물었고, 사측에서는 2020년도 현대·기아차의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답변했다. 현대모비스의 매출 대부분은 현대·기아차와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구조로 전동화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전동화 사업부의 마진 추이 질문도 했다. 현대모비스가 IR 자료에 전동화 매출만 공개하고 영업이익은 밝히지 않은 점을 고려한 질의로 풀이된다. 사측은 "현재 로우 싱글 디짓(low single digit·한 자릿수 초반) 수준으로 시간의 문제라고 판단한다"는 답을 들었다. 전동화 부문에서 타 신차용 부품(OE) 수주 가능성에 대해서는 "몇몇 OEM과 협의 진행 중"이라고 간략히 설명했다.
이 외에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동화 관련 질문을 했다. 그는 향후 전동화 대당 매출 하락 속도에 대해 질의했고, 배터리셀의 가격 추세와 연동될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또 다이와 측에서 참석한 관계자도 전동화 부문의 성장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상·하반기를 구분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는 "전동화 부문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부는 아니고, 하반기 성장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답이었다.
◇중국 부진 우려에 '진땀'…지배구조 개편 즉답 피해
현대모비스는 실적 발표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을 △국내 △미주 △유럽 △중국 △기타 5개 권역으로 나눠 매출과 영업이익을 설명한다. 이 중 4개 권역이 흑자를 거뒀다. 국내 1조6647억원, 미주 3725억원, 유럽 3148억원, 기타 1437억원이다. 중국 지역에서는 작년에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364억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이후 중국시장에서 크게 부진하기 시작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1분기와 4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작년에는 4개 분기 모두 적자였다.
이 때문에 컨퍼런스콜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이 중국에서의 성과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0년 중국시장 전망에 대해 물었고 사측은 "상하이 에어백 생산법인이 흑자 전환할 것"이라며 "공장 가동률이 현재 40%대인데 70%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매출 증가에 대한 가이던스를 요청했는데 사측은 "가이던스를 주기에는 중국지역 불확실성이 높다"며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구조조정도 언급됐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완성차가 구조조정을 한다면 현대모비스도 하는지를 물었고 사측은 "완성차의 가동률이 50%대이고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구조조정을 한다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에서의 자산재평가와 관련해서는 "계획이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즉답을 피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이 관련한 시기와 가이던스를 요청했지만 "현 시점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간략한 답을 들었다.
또 현대모비스가 이달 30일 공시한 자사주 25만2000주 소각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이 설명을 요청했다. 사측은 "2019년 2월에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고 그 계획의 일환으로 작년에 130만주를 매입했다"며 "앞으로 3년간 비슷한 규모로 소각해 나갈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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