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시스캐피탈, 번개장터 자본확충 추진 500억 규모로 VC 등 외부투자자 유치
김병윤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20-02-05 11:24:5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이 최근 인수한 번개장터의 자본확충을 추진한다. 복수의 벤처캐피탈(VC)이 번개장터의 신주를 매입하는 형태며, 규모는 500억~6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유저(user) 확대를 위한 마케팅 자금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후속 투자유치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프랙시스캐피탈은 번개장터의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프랙시스캐피탈이 복수의 VC와 투자유치 논의를 거의 마무리했으며, VC들이 500억~600억원어치 번개장터의 신주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랙시스캐피탈이 번개장터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몸값 수준에서 이번 투자유치도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번개장터의 지분 100% 가치를 1500억원 정도로 책정해 바이아웃(buy-out)에 나섰다. 프랙시스캐피탈이 1000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200억원을 투입해 번개장터의 구주 80%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존 주주가 지분 20%를 보유하고, 프랙시스캐피탈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각각 지분 67%, 33% 정도를 보유하게 된다.
번개장터의 신주가 500억원어치 발행된다고 가정하면, 신규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율은 25% 정도다. 프랙시스캐피탈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지분율은 각각 50%, 10%로 희석될 전망이다.
이번 자본확충은 사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프랙시스캐피탈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1200억원을 들여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구주 매입에 모든 자금이 투입된 탓에 번개장터로 유입된 유동성은 없었다. 번개장터의 새 주인이 된 프랙시스캐피탈은 자본확충을 통해 사업에 쓸 실탄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번개장터의 후속 자본확충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밸류에이션 핵심인 유저(user)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잖은 마케팅 비용 지출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번개장터는 2016~2018년 연평균 13억원 정도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 3년 평균 매출액의 약 30%다. 크지 않은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마케팅에 대한 지출이 적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경쟁사의 공격적 행보와 비교했을 땐,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고거래 플랫폼 1위 사업자로 알려진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의 경우 매출액을 웃도는 비용을 마케팅에 투입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2016년 매출액보다 4배 정도 많은 비용을 마케팅에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유사한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근마켓은 2016~2017년 매출을 기록하지 못했음에도 각각 2억원, 5억원 정도를 마케팅에 투입했다. 2018년에는 매출액의 2배 정도 자금을 마케팅에 집행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플랫폼의 생태계는 유저(user)를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이커머스(e-commerce)산업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번개장터 역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격적 투자유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9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와 굿워터캐피탈 등으로부터 4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벤처스, 카카오벤처스, 스트롱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도 참여했다. 당근마켓의 누적 투자금은 480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투자 유치 때 당근마켓의 기업가치는 포스트(post) 기준 3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번개장터 바이아웃에 적용된 기업가치 대비 두 배 정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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