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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20년만에 강남사옥 매각 이유는 신 지금여력제도 도입 선제적 대응 차원

이명관 기자공개 2020-02-06 11:33:0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06: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이하 현대해상)이 20여년 만에 강남사옥 매각에 나섰다. 조만간 도입이 예정돼 있는 새로운 지급여력제도 킥스(K-ICS)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킥스가 도입되면 부동산 위험계수가 상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위험계수는 대략 25%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승하는 만큼 더 많은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강남사옥을 매각하기 위해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다수의 국내외 부동산자문사에 입찰제한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현대해상은 이달 말께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원매자 물색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이 갑작스레 매각에 나선 것은 오는 2022년 도입이 예정돼 있는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킥스 때문이다. 부채를 기존의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바꾸는 과정에서 보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 건전성 지표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킥스 도입 시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립금을 현행보다 많이 쌓아야 한다.

킥스에서 정한 부동산 위험은 부동산 가격과 변동성, 부동산 투자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불확실성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할 위험을 뜻한다. 부동산을 보유한 보험사는 손실이 발생할 위험에 대해 최대손실 예상액을 손실액의 평균값으로 나눈 위험계수만큼 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 지급여력(RBC)에서는 부동산 위험계수를 업무용도 6%, 투자용도는 9%로 보고 있지만, 킥스에서는 25%로 보고 있다. 쌓아야 할 준비금 부담이 2~3배 늘어난다는 의미다. 예컨대 어떤 보험사가 100억원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을 때, 기존 제도아래에선 6억원 혹은 9억원의 준비금을 쌓으면 됐다. 하지만 킥스 도입 이후에는 25억원의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현대해상의 강남사옥을 보면 시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필요한 준비금은 최대 270억원에750억원으로 대폭 불어난다. 이에 반해 현금·예금자산은 리스크가 거의 없다. 따라서 보험사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자산을 매각해 현금성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자산운용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킥스 도입이 예고된 이후 최근 보험사들은 부동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유 부동산을 처분해 왔다. 지금까지 총 처분액은 1조6057억원에 달한다. 현대해상을 비롯해 향후 보험사들은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매각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강남사옥 매각은 신지급여력제도 킥스 도입 시 예상되는 부동산 위험계수 상향조정 등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라며 "올해 초가 처분하기 적절한 시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강남사옥 전경

현대해상 강남사옥은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3만4983.47㎡ 규모다. 현대해상이 해당 빌딩을 2001년 준공해 보유해온 지 20여년 가량이 흘렀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3.3㎡ 3000만원대에 해당하는 3000억원 초반대 수준이다.

지리적으로 이점을 가지고 있어 상반기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매물로 평가받는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사거리 부근 테헤란로변 특허청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핵심 임차인의 이탈이 예정돼 있다는 점은 변수로 지적된다. 다만 지리적 이점을 감안하면 신규 임차인 모집이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크게 문제될 게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업계자는 "역삼역 인근의 초역세권 빌딩이다 보니 시장의 관심이 크다"며 "주관사들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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