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생명 '곳간' 맡은 자본운영 전문가 유호석 부사장 [금융 人사이드] 김대환 삼성카드 내정자 후임…재무 경력 사실상 전무

김장환 기자공개 2020-02-07 10:48:3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김대환 경영지원실장이 삼성카드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자리를 유호석 부사장이 물려받는다.

'곳간지기'를 새롭게 맡은 유 부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오랜 기간 자산운용 전문가로 활약한 인물이다. 그에게 CFO를 맡긴 배경에는 훗날 계열사 등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승계 후보군인 만큼 집안 살림도 직접 한 번 챙겨보라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 부사장(사진)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삼성물산으로 입사해 이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에서 근무하다가 삼성생명으로 이동했다. 삼성생명에서 2010년 첫 임원(상무)을 달았고, 이때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자산운용만 전담했다.

그가 삼성 내 '핵심 임원'으로 두각을 드러낸 건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뒤 이를 대체할 조직 중 하나로 삼성생명 내에 '미니 미전실'이 만들어질 당시 초대 수장을 맡으면서다. 삼성생명은 2018년 2월 '금융경쟁력제고TF'를 구성했고 첫 팀장에 유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박종문 부사장에게 지난해 초 배턴을 넘겨주기 전까지 TF를 1년 동안 견인해왔다.

금융경쟁력제고TF 팀장이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던 건 삼성 '총수일가' 차원에서 결정이 이뤄져야 할 인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삼성 내에 미전실을 대체한 곳은 삼성전자의 사업지원TF,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 3개 조직이다. 이들 TF는 유기적으로 맞물려 계열사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이다.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직접 실린 팀장 인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볼 수 있다.

삼성이 유 부사장에게 금융경쟁력제고TF를 맡겼던 건 그가 과거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근무했었다는 점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 소속이었던 금융일류화추친팀은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을 핵심 업무로 관장했던 곳이다.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불확실한 연결고리를 해소하는 구상안을 이곳에서 수립했다. 금융위원회의 문제 제기로 실현되지 못한 일이다.

유 부사장은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근무할 당시 지배구조 재편보다 자산운용 관련 업무에 보다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삼성생명에서도 자산운용 전문가였기 때문에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일할 당시에도 관련 업무에 보다 주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유 부사장은 CFO에 걸맞는 이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삼성생명 재무 업무를 전담하는 경영지원실 근무 이력은 2017년 들어 반년 정도가 전부다. 이전 CFO였던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내정자와는 양상이 다르다. 김 대표 내정자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여 동안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에서 근무하다가 실장(CFO)에 오른 케이스다. 유 사장과 1963년생 동년배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재무전문가다.

재무 이력이 사실상 전무한 유 부사장에게 CFO를 맡긴 건 그가 향후 계열사 사장 자리로 갈 수 있는 차기 CEO 후보군이란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사장 자리에 올라 기업을 관리하는 데 있어 CFO 경험을 해봤다는 점은 여러 모로 유리하다. 기업 살림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주요 기업 사장 자리에 오른 인사들 중 '재무통' 출신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유 부사장은 삼성의 2020년 정기 인사가 지난달까지 지속해 밀리던 와중에 삼성증권 사장으로 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하고 유임이 결정되면서 실현되지 않은 일이다. 다만 유 부사장은 삼성의 올해 정기 인사가 미뤄지며 지속해 하마평에 오른 덕분에 훗날 금융 계열사 사장으로 이름을 올릴만한 유력 후보란 점을 알리게 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