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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현대제철, 철강업 불황에 재무기조 바꿨다차입금 '축소→확대', 일관제철소 건설 후 10%대 영업이익률 1%대로, 실적 개선 관건

구태우 기자공개 2020-02-07 10:23:2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17: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은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했다. 2006년 일관제철소 건설을 시작한 이래, 2013년 3기의 고로가 완공될 때까지 약 10조원의 비용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고로 1기를 건설하는데 들어가는 투자금은 약 3조원. 일관제철소 건설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염원이었다.

현대제철은 투자금 중 3조원 이상의 자금을 금융권 등 외부에서 조달했고, 이를 수년에 걸쳐 상환했다. 막대한 투자금으로 인한 재무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년 간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이런 그동안의 재무전략도 철강업 불황에 불가피하게 바꾸게 됐다.

현대제철의 재무 기조는 차입금 '축소'에서 '확대'로 바뀌었다. 감소세를 보이던 금융기관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실적 악화와 일회성 비용 증가로 금융기관 차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만큼 '어닝 쇼크'에도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국제 신용평가사들 사이에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제철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연간실적 발표자료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지난해 금융기관 차입금은 10조66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9조9954억원)보다 6708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 차입금은 2018년 10조원 밑으로 내려갔지만, 1년 만에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원상복귀했다.

부채총액에서 금융기관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부채총계 대비 금융기관차입금은 33.3%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4%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현대제철이 금융권 차입을 늘리는 건 투자보다는 경영 환경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영업 환경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8조739억원, 영업이익은 2784억원(당기순이익 3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6551억원, 3410억원 줄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1.5%, 순이익률은 0.2%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익(- 1427억원)과 순손익(- 545억원)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2015년 영업이익률은 10%대에 육박했는데, 철강 시황이 악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런데다 약 500억원의 일회성비용이 책정되면서 재무 부담을 높였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희망퇴직 100억원 △탄소배출권 충당금 200억원 △재고자산 폐기비용 200억원이 일회성비용으로 지출됐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사실상 이익을 거의 못 내면서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올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현대제철이 올해도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성 차입금은 8717억원이다. 이중 4848억원은 이자율이 매우 높다. 유동성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차입금 상환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현대제철이 이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하지 않는 한 '차입금 확대 기조'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2012년 고로 3기까지 완공한 후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차입금 축소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다. 현재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제철의 재무전략을 짜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서강현 재경본부장(전무)이다. 1968년 생인 서 전무는 현대자동차 회계관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룹 내 '재무통'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3월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제철로 전입한 이후 CFO를 맡고 있다. 그는 김점갑 현대제철 CFO의 후임이다.

서 전무는 현대제철 순이익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안정적인 재무전략을 짜야 한다. 단기차입금을 리파이낸싱하거나 금융기관 차입 및 상환 계획도 서 전무가 판단해야 한다.

현대제철은 올해 수익성 위주 프리미엄 제품(자동차강판, 내진강재, 해양용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910만톤의 프리미엄 제품을 팔았고, 판매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원가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해 수익성을 높일 전략이다. 수익이 낮은 사업부를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관장하는 것도 서 전무의 역할이다. 현재 철강시장은 △원가(철광석, 원료탄) 인상
△전방산업(건설, 자동차, 조선) 둔화 △가격 인상폭 둔화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등 각종 '악재'가 산적해 있다.

과거 CFO의 고민은 '이익'이었다. 순이익을 얼마나 냈는지로 능력을 평가받았다. 하지만 현재 CFO는 수익에 영향을 주는 각종 요인들을 직접 챙겨야 한다. 철강시장이 악화된 지금은 CFO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졌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시장이 불경기를 맞으면서 현대제철은 여타 철강사보다 실적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실적이 개선될 때까지 재무구조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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