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스톡옵션 다시보기]LG전자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제' 절반의 성공2005년 도입돼 김쌍수 부회장 등 수혜, 주가 연동 탓에 50% 취소

김은 기자공개 2020-02-13 08:07:09

[편집자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스톡옵션은 회사가 미리 정한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임직원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대표적인 보상방안이다. 인재확보와 인건비 부담을 덜고 향후 회사 성장의 과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기이익에만 몰두하거나 스톡옵션 행사 후 퇴사하는 등 늘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더벨은 스톡옵션으로 본 기업들의 성장사와 현 상황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2005년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도입했다. 고정연봉과 단기 성과중심의 임원보상체제에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영마인드 제고와 주주가치 증대를 추구하기 위해서다.

LG전자의 스톡옵션은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둔 데 그쳤다. LG전자가 도입한 스톡옵션은 성과연동형 제도로 주가가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낮은 상승률을 보일 경우 50%만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않았다.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김쌍수 전 부회장도 스톡옵션 행사 차익은 몇십억 수준에 그쳤다. 스톡옵션도 신주 발행 대신 차액을 현금 지급해 주가 희석 이슈에선 자유롭다.

LG전자는 현재 스톡옵션 대신 인센티브와 장기성과급 등으로 임직원 보상 체제를 만들고 있다.

◇2005년 성과연동형 스톡옵션 제도 도입

LG전자의 스톡옵션제도는 다른 기업들과 조금 다르다. 부여일을 기준으로 2~3년이 지나면 한 번에 전량을 행사하는 고정형 스톡옵션이 아닌 '성과연동형 스톡옵션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이란 경영성과나 객관적 경영지표 등을 토대로 행사가격과 수량이 각각 다른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상장회사들의 대부분은 고정형 스톡옵션을 택하고 있다. 고정형은 행사 가격이나 수량이 부여 시점에서 결정된다.

LG전자는 행사 제한기간인 3년간 주가 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높지 않을 경우 처음 지급한 스톡옵션 행사 수량의 50%만을 행사하도록 하는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제'를 도입했다.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한 시기는 2005년이다. 당시 LG전자는 김쌍수 부회장, 박문화 MC사업본부 사장,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희국 사장 등 임원 22명과 사외이사 4명에게 총 76만6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2005년 당시 부여된 스톡옵션은 전체 발행주식수의 0.49% 규모이며 행사가격은 주당 7만1130원이었다. 행사기간은 2008년 3월 23일부터 2012년 3월22일까지였다.

LG전자는 행사 당시 시가와 행사가격의 차액을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식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하도록 했다. 추가로 주가 발행이 필요하지 않아 주식 희석 이슈에서 자유롭다.

당시 김쌍수 부회장은 행사가격 7만1130원에 현금차액보상형 스톡옵션 13만주를 받았다. 김 부회장이 당시 받은 물량은 전체의 17%로 가장 많았다. 김 부회장은 1969년 럭키금성으로 입사해 2003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으며 LG전자 가전신화를 만들어온 인물로 꼽힌다.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못미쳐 50% 취소

LG전자의 주가는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LG전자가 행사를 제한한 2005년 3월 22일부터 3년간의 주가상승률은 11.2%였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은 67.8%를 기록했다.

2008년 당시 김쌍수 부회장이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 수량은 6만5000주로 줄어들었다. 2005년 당시 임원들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은 모두 절반씩 취소됐다. 박문화 사장과 이희국 사장의 행사 가능한 스톡옵션 수량도 4만주에서 2만주로 줄어들었다.

LG전자 측은 "주식선택권 약정에 따라 주식선택권 부여일로부터 3년 동안의 대상주식의 주가상승율이 동 기간 동안의 종합주가지수 상승율보다 높지 않아 최초 부여한 행사수량의 50%인 36만1000주로 행사수량을 최종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이후부터 일부 임원들은 보유하고 있던 스톡옵션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김광로 사장은 2008년 4월 8일 보유하고 있던 1만7500주를 전량 처분했다. 4월 8일 종가(13만3000원) 기준으로 김 사장이 얻을 수 있는 현금 차익은 10억8272만원에 달한다.

같은해 5월 23일 보유하고 있던 1만5000주를 처분한 권영수 사장의 경우 23일 종가(14만6000원) 기준으로 11억2305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영하 사장은 2008년 6월 17일 보유하고 있던 1만5000주를 전량 처분했다. 17일 종가기준(13만6500원)으로 이 사장이 얻은 현금 차익은 9억8055만원이다. 같은해 10월 7일 보유하고 있던 1만2500주 가운데 6000주를 처분한 변경훈 부사장의 경우 7일 종가 기준(10만6500원)으로 2억1222만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2008년 당시 LG전자의 매출은 글로벌 기준으로 63조2803억원을 기록해 2년 전인 2006년 46조3398억원 보다 36.6%가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008년 4조540억원으로 50억원을 기록했던 2006년과 비교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당시 LG전자는 효자상품으로 꼽혔던 아레나폰, 쿠키폰 등 휴대폰 매출과 LCD TV, 에어컨 드럼세탁기 등 주요 가전 판매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실제 LG전자의 LCD TV판매량은 2007년 680만대에서 2008년 1070만대로 절반 이상 늘어났다. LG전자의 스팀 기술을 적용한 드럼세탁기는 출시 첫해인 2005년 5만대에서 2008년 40만대로 급증했다. 이같은 실적개선에 힘입어 2006년 6만원대였던 LG전자 주가도 13만원대로 치솟았다. 이어 2010년 안명규 사장, 윤상한 부사장, 조준호 사장이 각각 1만주, 1만5000주, 6250주를 처분한 바 있다. 당시 행사가격은 7만1130원이다.


2010년 이후 아이폰 4가 한국에 상륙하고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2009년 30%를 넘었던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20%대로 떨어졌으며 이같은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2010년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구 부회장은 복리후생비와 판관비 등을 절감하며 LG전자의 경영실적 회복을 목표로 전사적인 노력을 펼쳤다. 이듬해인 2011년 12월 29일에는 1조62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LG전자가 보통주 대상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은 1998년 12월 이후 13년 만이었다. 유상증자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가격은 7만1130원에서 6만9500원으로 변경됐다.

LG전자는 2012년 이후 스톡옵션을 모두 정리하고 더이상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았다. 당시 1분기에 미행사된 주식매수선택권 25만9250주를 모두 행사했다. 2012년 1분기 내 가장 주가가 높았던 3월 15일 종가(9만3300원) 기준으로 김쌍수 부회장이 보유한 스톡옵션 행사 시 잠정수익을 계산하면 15억원4700만원 규모다. 2008년 김 부회장의 스톡옵션이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았다면 차익 규모는 지금의 2배에 달했을 것이다.

김 부회장 다음으로 스톡옵션을 많이 부여받은 박문화 사장과 이희국 사장 등은 15일 종가(9만3300원) 기준으로 각각 4억7600만원의 차익을 거뒀다.

LG전자는 2005년 이후로는 스톡옵션을 추가 부여하지 않고 있다. 스톡옵션 대신 스카우트비나 인센티브, 장기성과급 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신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3년 연속 60조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하며 특히 생활가전 사업의 경우 세계 1위 가전업체인 미국 월풀의 영업이익을 앞서며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스톡옵션이 아니어도 적절한 성과 보상 체계를 갖추는 것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