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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초읽기 하나금투, S&T 덩치 키운다 파생운용 강화, 트레이딩룸 인력영입 속도…발행량 '최상위권' 도약 기대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13 08:07:2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1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000억원 규모 증자가 확정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발돋움을 앞두고 있는 하나금융투자가 파생상품 운용 역량을 강화한다. 트레이딩룸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점진적으로 파생상품 발행량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형사 트레이딩룸 헤드 영입을 신호탄으로 S&T(Sales & Trading) 그룹이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T그룹 인력확대 '본격화'…트레이딩룸 '대형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하나금융투자 자본금은 3조4396억원이다. 최근 하나금융지주 이사회에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이 승인되면서 초대형 IB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8년 두 차례 유상증자로 2017년 1조9000억원 수준이었던 자기자본을 3조2000억원대로 끌어 올린 데 이어 한번 더 몸집을 불릴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 S&T그룹은 그간 대형사 대비 자기자본 규모가 작았던 탓에 운신 폭도 제한됐다. 자기자본이 파생상품 전략을 세우는 데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자기자본이 넉넉하면 자체 헤지 북(book) 규모를 탄력적으로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정하는 리스크 한도에도 여유가 생긴다. 하나금융투자는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며 파생상품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나 운용 규모와 전략이 제한되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번 유상증자 확정으로 하나금융투자는 대형사 수준의 트레이딩룸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이사회 안건 승인 이후 하나금융투자 내부적으로 S&T그룹에 할당되는 활용 가능 자기자본과 리스크 한도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본격적으로 인력과 운용 규모를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NH투자증권 파생상품운용실장을 역임했던 차기현씨를 S&T그룹 주식본부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차 본부장은 탑티어 파생상품 하우스로 꼽히던 NH투자증권의 트레이딩룸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가장 크게 공헌한 인물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같은 경험을 높이 사 최근 NH투자증권을 떠난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차 본부장을 필두로 대형사에 걸맞은 트레이딩룸을 꾸려 간다는 목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DLF 손실사태 등으로 파생상품 업계가 어수선한데 하나금융투자가 주식본부장 교체를 시작으로 분위기 환기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차기현 본부장은 대형사 트레이딩룸을 일궜을 뿐만 아니라 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어 하나금융투자도 이 부분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생상품 시장 '게임 체인저' 기대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밀 곳은 파생상품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원리금비보장형 ELS 시장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의 원리금비보장형 ELS 발행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3조6775억원이다. 이는 업계 6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위는 업계 최상위 전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물량 공세가 가능한 삼성증권(7조1103억원)이 차지하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5조8316억원), KB증권(5조8006억원), 미래에셋대우(5조5226억원) 순이다. 마찬가지로 초대형 IB 길목에 있는 신한금융투자는 4조3906억원으로 하나금융투자보다 순위가 높다.

*출처:한국예탁결제원(2020년 2월 10일 기준)

상위권 경쟁이 치열하지만 하나금융투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있다. IB에 집중하기로 하고 파생상품에선 힘을 빼고 있는 NH투자증권이 8위(3조1774억원)까지 하락하면서 생긴 공백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양상이다. 공교롭게도 하나금융투자는 NH투자증권 트레이딩 헤드를 영입하면서 핵심 노하우를 흡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하나은행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를 겪었고 최근 제재심으로 어수선한나 분위기지만 여전히 파생상품을 자산관리 핵심 툴(tool)로 삼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나금융그룹이 계열사간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상품 개발과 마케팅 협업 규모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자기자본 규모가 대형사 대비 작았던 탓에 시도하지 못했던 일들이 많다"며 "단기적으로 힘을 주는 데 그치지 앟고 중장기적으로 인력과 발행량 확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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