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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3자연합, 최대 14인 이사회 제안…보수 100억 점프?이사 총수 제한 없는 정관 틈 노려…한진칼 정상화 명분에 배치 논란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13 17:21:5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3자연합, KCGI·조현아·반도건설 )'이 3월 열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제안 형식으로 8명의 이사를 신규로 추천했다. 3자연합이 추천한 이사가 모두 합류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진칼 이사회는 현행 6명에서 14명의 대형 이사회로 탈바꿈한다.

3자연합은 한진칼 정관에 이사 총수에 대한 제한이 없다는 점을 노려 대형 이사회를 꾸리겠다는 복안이다. 이사 총수 대폭 증원에 따라 2018년 기준 40억원 수준이었던 한진칼 이사 보수 총액도 100억원을 웃돌게 됐다. 한진칼 정상화를 내세운 3자연합이 이사 대규모 증원을 통해 경영진이 가져가는 보수 한도를 늘리는 것이 정상화 취지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3자연합은 다음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문경영인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사 8명을 추가로 선임하자고 13일 제안했다. 3자연합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를 사내이사 후보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사외이사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 등을 후보로 올렸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내이사)과 사외이사 1명 등 총 2명의 임기가 다음달 만료된다. 한진칼은 조 회장의 재선임을 주총 안건에 올릴 계획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를 대신할 새로운 인물도 신규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3자연합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관계자는 "한진칼에서 추천한 후보 안건에는 모두 반대해 부결시킬 계획"이라면서 "임기가 남아 있는 기존 이사진은 해임하지 않고 8명을 신규로 추천해 안건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3자연합 측의 시나리오대로 주총 결과가 나온다면 한진칼 이사회 수는 12명이 된다. 조 회장 재선임을 포함해 한진칼이 추천한 이사 안건이 통과됐을 경우는 이사회 수가 14명으로 늘어난다. 현행 6명에서 2배 이상 이사회 규모가 커지는 것이다.

태평양 관계자는 "국내 제1의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진칼이라면 10명 이상 대형 규모로 이사진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게 3자연합의 생각"이라면서 "한진칼 경영을 오너 중심에서 이사회 중심으로 바꾸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3자연합이 이사회 규모를 대폭 늘리는 주주제안에 나선 것은 한진칼 정관에 이사 총수에 대한 제한이 없다는 점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이사는 3인 이상으로 구성한다. 다만 사외이사는 3인 이상으로 하고,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돼야 한다. 이사 총수에 대한 언급은 없다.

3자연합은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내세우면서 전문경영인과 외부인물을 대거 영입 추천했다. 다만 이사 수 증원은 필연적으로 이사 보수 총액 증가를 수반한다. 한진칼 경영 정상화를 내세운 3자연합이 불필요하게 이사 수를 늘려 경영진이 가져가는 보수 규모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진칼 정상화를 위해 신규로 8명에 이르는 이사를 대거 충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시장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다.

2018년 기준 한진칼이 등기이사와 감사 등에 지급한 보수총액은 40억원이다. 등기이사 6명에 대해 주총에서 승인한 금액은 50억원이었다. 전체 이사진이 현재 6명에서 12명 내지는 14명으로 확대될 경우 보수 총액은 100억원 이상으로 훌쩍 뛸것으로 예상된다.

태평양 관계자는 "이사 보수 40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고(故)조양호 회장이 받아갔다"면서 "추가로 이사 8명이 선임되더라도 보수 총액이 100억원 가까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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