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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주주연합 추천 이사, SK·삼성 출신 다수 포진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시스템경영·사회적기업 이미지 고려

고진영 기자공개 2020-02-13 18:45:0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8: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에서 ‘삼성DNA’라는 말이 흔히 쓰인다. 1등이나 혁신, 스피드 등 다양한 의미가 함축됐다. 하지만 삼성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시스템경영이다. 자리에 따르는 책임과 권한을 비교적 명확히 정립했다는 뜻이다. 2017년 이재용 부회장의 오랜 부재에도 삼성그룹이 무탈히 성장을 지속한 것 역시 이를 보여주는 예로 꼽힌다.

‘관리의 삼성’이 있다면 재계 2위를 넘보는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경영’을 대변한다. 최근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추구하는 데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올 초 정기 간행물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를 내면서 SK그룹의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를 사례로 넣기도 했다.

‘시스템’과 ‘사회적 가치’. 오너리스크와 경영권 분쟁으로 어수선한 한진그룹에 가장 필요한 키워드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3자연합, KCGI·조현아·반도건설)'이 13일 발표한 8명의 한진칼 이사후보 추천명단에 삼성과 SK 출신을 대거 포함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번 명단에서 가장 거물로 꼽히는 이는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다. SK텔레콤과 SK C&C에서 각각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완료하기 위해 2009년 추진했던 SK C&C 상장 작업을 그가 이끌었다. 2012년 SK그룹이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 개설을위해 카이스트와 양해각서를 체결했을 당시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참석했던 점도 눈에 뛴다

삼성 출신 중에서는 배경태 후보가 주목된다. 삼성전자에 오랫동안 몸담으면서 중아(중동 및 아프리카)지역 총괄, 한국총괄, 중국총괄 부사장 등을 맡았다. 구주총괄 폴란드법인장을 맡아 관리와 현장 경험을 두루 쌓았다. 디지털미디어총괄 인사그룹장과 인사팀장을 맡는 등 인사 관련 경험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과 배경태 후보는 모두 사내이사 후보다. 사외이사 후보 가운데 삼성, SK 출신으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와 이형석 수원대학교 공과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이형석 교수는 삼성물산에서 경영지원실 부서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특히 서윤석 교수는 사외이사로 수년간 활발히 활동해 왔다. ‘사외이사가 천직(天職)’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을 정도다. 두산중공업 LG텔레콤 등 주요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거쳐 2004년에는 SK과 포스코에서 동시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포스코 이사회 의장으로 있던 때에는 최고경영자(CEO) 승계시스템 마련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최종 4~5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이 CEO를 승계한다는 골자로 승계 계획을 세웠지만 국내 실정과 맞지 않아 폐기된 적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3자 연합이 조원태 회장과 각을 설득력 있게 세우려면 책임경영체제를 세우겠다는 목적을 뚜렷이 해야하는 데다 KCGI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을 잡으면서 ‘변질’ 의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도 후보단 구성에 공을 들였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명단 중 절반인 4명이 삼성이나 SK 관련 인물이라는 점은 단순히 넘기기 힘든데, 두 그룹이 가진 강점을 감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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