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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인화경영’, 대표주관사 선정에도 영향? LG전자 8곳·LG화학 5곳, 업계 최대 규모…NH증권 중심 탈피효과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0-02-17 14:11:1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공모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사로 8곳을 선정했다. 모집금액이 2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표주관사가 매우 많은 편이다. LG화학도 마찬가지다. 공모채 대표주관사로 5곳을 선정했다. LG그룹의 ‘인화경영’이 대표주관사 선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후문이다.

◇LG전자, 대표주관사 8곳 선정…업계 최대 규모

LG전자가 13일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대표주관사는 모두 8곳이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IBK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DCM의 전통적 ‘강호’ 외에 중소형사들도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명목상 인수단은 없지만 사실상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이 같아진 셈이다.
출처: LG전자 공모채 증권신고서
LG전자의 공모채 발행 규모에 비하면 매우 많은 것이다. 이번 공모채 모집금액은 2000억원으로 최대 증액가능금액은 4000억원이다. LG전자의 신용등급이 AA0라는 점을 고려하면 발행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

LG전자의 대표주관사 수는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공모채를 발행한 기업 중 가장 많다. 대한항공이나 한진처럼 실적 및 재무지표 저하로 조달여건이 나빠진 기업들이 대표주관사를 4~5곳가량 선정하며 만전을 기한 사례는 많다. 초도 발행인 경우도 대표주관사가 4~5곳인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표주관사가 8곳인 기업은 LG전자뿐이다.

LG전자는 과거에도 대규모 대표주관사단을 꾸려왔다. 2012년에만 NH투자증권을 단독 대표주관사로 삼았을 뿐 2013년 5곳에서부터 2018년 8곳으로 점차 늘었다.

LG전자가 각 증권사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대표주관사를 다수 선정한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대표주관사로 선정됐을 때와 인수단으로 이름을 올렸을 때 증권사가 느끼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다르다”며 “모두 열심히 세일즈 활동을 벌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단 한 번도 미매각 사태를 겪지 않았다. 2015년 처음으로 15년 초장기물 발행에 도전했을 때도 등급민평 대비 -10bp에 조달금리가 책정됐다.

◇LG그룹 '인화경영' 영향 미쳤나

대표주관사를 다수 선정하는 것은 LG전자만이 아니다. 최근 공모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한 LG화학도 대표주관사로 5곳을 선정했다. 지난해 LG그룹 계열사의 공모채 대표주관사 수는 LG유플러스가 6곳, LG화학 4곳, LG디스플레이 5곳이다.

LG그룹의 ‘인화경영’이 대표주관사 선정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시선도 나온다. 인화경영에는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절대 헤어지지 않고 헤어지더라도 적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표주관사 선정에 있어서 중소형 증권사라 할지라도 공모채 발행 등에 공이 크다면 적극 기용하고 과도하게 치열한 경쟁 등을 유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일반 공모채의 대표주관에 있어서 NH투자증권 중심기조를 탈피하는 효과도 일으켰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한때 LG증권으로 LG그룹과 맺은 인연이 오랫동안 지속돼왔다”고 말했다. LG그룹은 2012년 공모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2016년까지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서 가장 많이 기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LG그룹 딜 수임에 있어서 2017년 2위로 밀려나더니 지난해 4위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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