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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예정이율 인하…사실상 보험료 인상 보증수수료도 인상, 금리 부담 경감…"신계약가치 높이겠다"

이은솔 기자공개 2020-02-24 11:33:1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예정이율을 낮추고 보증수수료를 높여 사실상 보험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저금리로 인한 지급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래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19일 2019년도 결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월부터 종신보험에 대한 예정이율을 25bp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보증수수료도 인상해 회사의 실제 금리 부담은 예정이율 인하 수준보다 많이 경감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예정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보험금 지급 때까지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의미한다. 이는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를 산출하는 근거가 된다. 예정이율이 오르면 보험료가 낮아지고,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가 올라간다. 예정이율을 25bp 낮출 경우 통상적으로 보험료는 5~10% 오른다.

여기에 보증수수료를 추가로 인상하면 삼성생명이 부담하는 금리 위험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보증수수료는 해지환급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증해주기 위해 부과하는 수수료를 뜻한다. 고객들에게 약속한 예정이율만큼의 해지환급금을 보장해야 하는데 금리 인하 등으로 공시이율이 예정이율보다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들이 미리 수취한다.


삼성생명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앞으로 발생하는 계약들의 금리 부담을 낮추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삼성생명은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들로 인해 이차역마진을 겪고 있다. 계약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고금리의 이자를 현재의 저금리 기조 하에서는 운용을 통해 메울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삼성생명이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준비금 부담이율과 보유하고 있는 이자소득자산 금리의 차이인 이원차스프레드는 2019년 말 기준 92bp로 전년 말에 비해 15bp 더 벌어졌다. 금융권에서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경우 이차역마진은 더욱 확대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고객에게 지급을 약속한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이원차스프레드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차역마진이 과거 판매한 상품에 대한 손해 정도를 보여준다면 예정이율 조정은 앞으로 판매할 상품에 대한 수익성과 연결된다. 예정이율을 낮추면 앞으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낮아지고 그만큼 마진율도 높아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예정이율을 낮춰 수익성을 강화하고 신계약 가치를 늘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신계약가치(미래에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23.6% 성장시켰다. 신계약 내에서 비교적 고마진인 보장성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고, 그 중에서도 건강상해보험의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예정이율 인하 시점인 4월 전 인위적으로 판매를 제한하는 '디마케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상희 삼성생명 상품팀장(상무)은 "현재 판매되는 상품도 수익성이 낮은 것이지 마이너스는 아니다"라며 "3월 말까지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억제하지는 않고 기존 방식대로 적정한 판매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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