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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과, '인보사' 후속 유전자치료제로 재기할까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KLS-2031' 내달 임상 돌입…FDA서 패스트트랙 지정·개발기간 단축 기대

강인효 기자공개 2020-02-24 15:11:2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4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세계 최초의 무릎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국내 품목 허가가 취소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던 코오롱생명과학이 후속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으로 재기를 노린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외에도 신경병증성 통증 유전자 치료제(개발명 KLS-2031), 바이러스 항암제(KLS-3021), 백신 플랫폼(KLS-1010) 3개의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4일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KLS-2031(개발명)'의 미국 임상 1상·2a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KLS-2031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 트랙(Fast track)'으로 지정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2019년 3월 FDA로부터 KLS-2031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어 같은해 12월 미국 내 임상기관으로부터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첫 승인을 마쳤다. 임상에 따른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고 잠재적인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IRB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3월쯤 첫 환자 방문을 시작으로 미국 내 2개의 임상기관을 통해 KLS-2031의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임상 1상·2a상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해당 임상 대상자는 총 18명으로 투약 후 24개월간 추적 관찰하며, 이를 통해 이후 임상 단계 진행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KLS-2031은 신경병증성 질환 중 '요천골(요골과 천골) 신경근병증 통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혁신 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특히 이 약물은 기존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 방식과는 달리 특허를 받은 유전자 조합을 이용한 주사 요법의 치료제다.

KLS-2031은 2개의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전달체(AAV vector)'에 GAD65·GDNF·IL-10 등 3개의 치료 유전자를 탑재한 유전자 치료제다. 첫 번째 전달체에 GAD65 유전자를 탑재해 뇌로 가는 통증 신호를 억제한다. 또 두 번째 전달체에는 GDNF와 IL-10 유전자를 탑재해 각각 손상된 신경을 보호하고 염증을 막는 작용기전이다.

회사 관계자는 "KLS-2031이 3개의 유전자 조합을 통한 상승 효과로 진통뿐만 아니라 통증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비임상시험(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냈다"며 "이에 대한 특허권은 작년 7월 호주를 시작으로 코오롱생명과학이 국내외에서 특허를 등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LS-2031은 1회 국소 주사 시술 방식으로 진통 효능이 장기간 지속되고 근원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개발됐다"며 "기존 시판된 치료제로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정상인의 경우 통증으로 느끼지 않는 일반적인 자극을 줬을 때, 환자들의 경우 참을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는 감각신경계 질환이다. 신경계의 손상이나 기능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난치성 통증이며, 오래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해당 병증의 주된 치료제는 진통제 계열로 지속적 효과 및 근원적 치료가 불가능하다. 또한, 최종 진통제로 주로 쓰이는 아편 계열의 약(오피오이드·Opioid)은 마약성을 가지고 있어 미국 내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medical need)가 매우 높은 질환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KLS-2031이 FDA에서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만큼 기간 단축 등의 혜택을 받아 개발 일정이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스트 트랙 제도는 FDA에서 자국 환자에게 혁신 신약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심각한 질병에 대한 신약이나 미충족 의료 수요를 가진 신약의 개발과 검토를 신속히 진행하도록 설계된 프로세스다.

회사 측은 "KLS-2031은 패스트 트랙 지정으로 FDA와 개발 기간 중 신속한 사전 협의, 임상단계별 동반 심사(Rolling review) 등을 통해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최종 승인 확률을 높이게 된다"며 "특히 임상 3상 이후 신청 가능한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되면 심사 기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약에 대해서는 심사 기간을 6개월로 한다. 따라서 기존 심사 진행 기간(10개월)에 비해 더 빨리 심사를 진행함으로써 시장 진입 소요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KLS-2031은 요천골 신경근병증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신경병증성 통증 질환에도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신약으로 개발될 것"이라며 "통증 치료 분야에서의 근원적인 치료제로 만들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밀접한 소통을 통해 해외 진출의 다양한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인보사는 이후 주성분 변경 사실이 드러나면서 2년 만인 작년 7월 해당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옛 티슈진아시아)과 그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옛 티슈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무릎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옛 티슈진아시아)은 인보사의 한국과 아시아 22개국 판권을, 코오롱티슈진은 아시아 22개국을 제외한 미국과 유럽 등을 포함한 전 세계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까지 코오롱티슈진이 진행 중이었던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임상 역시 인보사의 주성분 변경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단된 바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달 안에 FDA에 임상 3상 재개를 위한 보완 자료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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