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BI인베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이인직 이사, ICT·소부장 기술기반 투자 '일등공신'④산업트렌드·기술력에 베팅, 과감한 팔로우온 병행

이윤재 기자공개 2020-03-02 07:29:53

[편집자주]

SBI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인 한국기술투자다. 2000년대 중반 우여곡절을 겪으며 명가(名家)의 흔적은 희미해졌던 찰나 일본 SBI금융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M&A 10년차 운용자산은 물론이고 투자실적도 업계 상위권으로 발돋움했다. 턴어라운드를 이끈 SBI인베스트먼트의 핵심 인력들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학도였던 청년은 기술경영학을 배우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우연히 찾아온 직업은 천직이었다. 전공을 살려 소재·부품·장비는 물론 ICT 관련 벤처기업 투자에 집중했다. 기술력만 있다면 후속투자(팔로우온)까지도 거침없었다. 수많은 포트폴리오가 촘촘히 쌓여갔다. SBI인베스트먼트에서 IT산업과 구조화투자, 성장단계별 투자를 이끌고 있는 이인직 이사(사진) 이야기다.

이 이사는 전형적인 공학도다. 포항공과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을 배우고 산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새로운 배움을 위해 학교를 다시 찾았다. 그가 택한 건 기술경영학. 새로운 학문은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본격적인 입문은 기보캐피탈(현 아주IB투자)이다. 국내 벤처캐피탈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명가였다. 이 이사는 아주IB투자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첫 걸음을 할 수 있었던 걸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주IB투자는 대형사였던 만큼 벤처투자부터 펀드관리, 유한책임출자자(LP) 네트워크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접하는 기회가 됐었다"고 회상했다.

아주IB투자에서 4년여간 근무한 2012년 그가 택한 다음 행선지는 SBI인베스트먼트였다.당시 SBI인베스트먼트는 과거 경영권 분쟁 등을 겪은 뒤 턴어라운드를 준비하던 회사였다. 함께 성장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이 이사의 투자 원칙은 간단 명료하다. 산업 트렌드 변화추세에 부합하면서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면 된다. 산업 트렌드는 반드시 최근 유행하는 '단어'들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아직은 침체기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다는 판단만 있다면 투자를 단행한다. 기술력만 충분하다면 버틸 수 있도록 후속투자도 과감히 진행한다.

대표적인 투자 건들을 보면 이러한 투자 흐름이 잘 녹아있다. 2차전지 전해액 제조사인 엔켐, 디스플레이·2차전지 정밀소재 천보, 차량용 AVN 미들웨어 개발사 오비고, 2차전지 생산장비업체 씨아이에스,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솔루션 뷰노 등이다. P2P 개인신용대출업체 에잇퍼센트, 기업용 협업솔루션 토스랩,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타파스미디어(Tapas Media) 등도 기술력과 산업트렌드 변화가 맞물린 투자 건이다.

기업공개(IPO) 작업이 한창인 뷰노는 이 이사의 선구안이 잘 녹아든 사례다. 일찌감치 AI를 활용한 헬스케어 사업 모델의 성공가능성을 확신했다. 차분히 투자를 준비해 나가던 중 알파고로 붐이 일었고 즉시 투자를 진행했다. 시리즈A를 주도하고, 이듬해 시리즈B에도 투자자로 나섰다. 씨아이에스는 비상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상장 후에도 메자닌 형태로 자금을 지원했다. 2차전지 시장은 투자 당시에는 침체기였지만 성장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최근에는 글로벌에도 눈을 돌렸다. 기술은 지역 구분 없이 전 세계에서 통용된다는 확신이 깔려있다. 독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기업인 사이노라(CYNORA)에 300만달러를 투자했다. 사이노라는 열활성화지연형광(TADF)를 기반으로 새로운 유형의 유기발광재료를 개발하고 있다. 이 이사는 OLED 산업은 발광효율 등에서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봤다. 삼성벤처투자나 LG디스플레이도 이 회사에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 이사는 "산업 성장 가능성에 확신만 있다면 오히려 이때 기업들을 담는 게 밸류나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기술력이 있는 곳들은 처음에 예상했던 마일스톤이 진전되는 대로 후속투자에 과감히 나선다"고 말했다.

SBI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한 지난 8년여간 이 이사는 6개 펀드 운용에 관여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SBI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ICT 투자조합'은 대표펀드매니저로서 직접 펀드레이징부터 투자, 회수계획까지 설계했다. 세컨더리(구주거래)를 전담하는 '2015 KIF-IBKC/SBI 세컨더리 IT전문투자조합'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집행한 투자금액은 1300억원에 달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