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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투하는 반도체 중견기업]'뚝심' 유홍준 제이티 대표, '비메모리' 승부수 통했다⑨FI 유치로 위기 돌파, 테스트핸들러·번인소터 투자…영업익 108% 증가 '결실'

조영갑 기자공개 2020-03-03 07:40:40

[편집자주]

올해 반도체 업황의 전망은 밝다. 최근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소재 국산화 수혜주의 선전, 5G시대 본격 개막, 설비확장 투자 등 우호적인 시그널이 잇따라 커진 탓이다. 다만 중국 반도체 업체의 굴기와 가격경쟁의 심화,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 등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더벨은 반도체 산업의 최전선에서 사업환경의 변화상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중견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15: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홍준 제이티 대표(사진)는 반도체 업계에서 '뚝심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수 차례의 최대주주 변경을 거치면서도 특기인 반도체 테스트 사업을 지켜내면서 회사의 지배력도 강화해 왔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동양반도체장비 반도체자동화장비 개발부장을 거쳐 삼성전자 자동화장비 개발팀장을 지낸 자동화장비 개발 부문 전문가다. 1990년 '준의기연'이란 이름의 반도체장비 업체를 설립한 유 대표는 준텍, 제이티로 사명을 바꾸면서 사업을 확장해 왔다.

2010년은 제이티의 경영상 변곡점으로 기록된 해다. 유럽발 금융위기와 반도체업황의 침체로 제이티는 2008년부터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2008년 103억원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2009년 매출액은 72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재고자산 역시 9800만원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제이티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전문기업인 세인시스템과 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안정시켰다. 비상장사인 세인시스템은 2006년 코스닥에 상장한 제이티를 통해 우회상장 효과를 누리고, 유동성 위기가 온 제이티는 세인시스템을 통해 자금줄을 마련한 '윈-윈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제이티의 최대주주 지위는 기은캐피탈-한화구조조정조합 펀드(지분율 49.91%)로 변동됐다. 하지만 유 대표가 자기자금과 차입금으로 지분을 재매입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했다.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인 전략은 주효해 이듬해 회사는 빠르게 정상화됐다. 2010년 매출액 158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하며 1년만에 흑자전환했다. 이를 토대로 유 대표는 세인시스템 박종서 대표와 함께 공동경영을 해오다 2012년 ITS사업부(세인)를 물적분할하면서 현재 제이티의 뼈대를 완성했다. 유 대표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제이티 지분 27.10%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유홍준 대표는 위기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빠른 의사결정으로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2018년과 2019년에도 업황 변화에 발맞춰 사업구조를 바꾸면서 단기간에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 비메모리 분야 테스트핸들러, 번인소터 국내 No.1 기업

현재 제이티의 주력제품은 반도체 검사장비의 일종인 테스트핸들러(Test Handler), 번인소터(Burn-In Sorter)다.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양산승인을 획득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Micron 등의 기업의 비메모리 반도체 검사용 장비들을 공급하고 있다.

테스트핸들러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전기적 성능을 검사하기 위해 반도체의 개별 제품에 온도를 가하고 검사하는 장비다. 번인소터는 도체 후공정에서 반도체 칩의 수명 테스트 후 양품과 불량품을 분리해서 옮겨주는 장비다. 제이티는 이 부문 국내 1위 기업이다. LED 칩의 프로빙과 소팅을 동시에 진행하는 LED 프로버&분류기(Prober & Sorter) 부문의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2019년 3분기 매출액(310억원) 중에서 75.62%인 234억원을 반도체 테스트핸들러와 번인소터 부문에서 벌어들였다. 그외 LED·레이저(Laser)·솔라(Solar) 부문은 7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3.57%를 차지했다. 최근 공시된 2019년 실적에 따르면 제이티는 432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23.58%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영업이익의 증가분이다. 2018년 30억원에 그친 영업이익은 2019년 63억원으로 108%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유 대표의 빠른 판단이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메이커들이 비메모리 분야의 투자를 늘렸고, 제이티 역시 이 분야의 투자를 강화하는 동시에 적자를 내온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제이티는 2014년 씨앤지머트리얼즈의 지분 49%를 매입한 후 합병을 통해 특수가스 사업을 시작했다. N2O등의 특수가스를 LG전자, AP시스템 등에 납품하면서 사업을 영위했지만 매년 10억~15억원가량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유 대표는 거래처였던 에프알디(FRD)에 2019년 6월 최종 매각했다. 양도대금은 34억원 수준이었다.

반도체 16개 소자를 데스트할 수 있는 16파라(16Para) 번인소터 등 고성능 장비를 출시하면서 신규 거래처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10월 16파라 번인소터 JTS-8700을 마이크론 측에 납품하는 21억원 규모 계약을 맺은 데 이어 같은해 12월 테스트핸들러 장비 90억원 어치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하는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부진한 사업부문을 과감히 정리하고, 강점이 있던 부문에 집중한 결과로 평가된다.

제이티 관계자는 "특수가스 및 산업용 가스부문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재무 개선을 위해 지난해 매각을 단행했고 그 결과, 경영효율화를 제고할 수 있었다"며 "기존 꾸준하게 실적을 내던 테스트핸들러 부문과 더불어 비메모리 테스트핸들러, 번인소터의 투자를 지난해부터 확대하면서 올해도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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