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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마다' 농협중앙회장 인선 트라우마 범농협 주요 간부 일괄 사표, 물갈이 인사 폭 7명 '최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0-03-05 11:04:2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중앙회장 교체에 따른 중앙회와 농협금융 계열사 주요 간부들의 '줄사표'가 데자뷔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전임자인 최원병·김병원 전 회장에 이어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으로 교체되면서 총 7명의 계열사 집행간부가 일시 사퇴했다. 역대 신임 중앙회장들이 단행한 인사폭 중 최대 규모다.

3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소성모 상호금융 대표,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대표, 박규희 조합감사위원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이상욱 농민신문사 사장, 김위상 농협대 총장 등 7명의 임원이 일괄 사퇴했다.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최창수 농협손해보험 대표도 사의를 표했지만 최종 유임을 결정했다.

농협중앙회의 새 임원은 인사추천위윈회 추천과 이사회 의결을 거쳐 대의원회 선거에서 선임할 예정이다. 농협경제지주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다.

후임 선임까지 정관에 따라 손규삼 농협중앙회 이사가 전무이사와 상호금융 대표이사를 임상종 조합감사위원이 조합감사위원장을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이사가 농업경제 대표이사를 각각 권한 대행키로 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와 중앙회 주요 보직자에게 모두 사표를 받은 건 아니고, 개별적으로 연락이 취해진 것"이라며 "새 회장의 재신임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대응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신사업 발굴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농협중앙회는 신임 회장이 선임되면 요직 임원들로부터 일괄적으로 사표를 받는 관행을 이어왔다. 전임자인 한호선(강원), 원철희(충남), 정대근(경남), 최원병(경북), 김병원(전남) 등이 새로 선임될 때마다 주요 부서의 '물갈이' 인사가 단행됐다.

실제로 최원병 전 회장(21·22대)도 지난 2008년 취임 이후 6개월 만에 총 4명 임원의 사표를 받아냈다. 당시 교육지원을 총괄하던 박석휘 전무와 정용근 신용대표, 김경진 농업경제 대표, 정공식 조합감사위원장 등이다. 박 전 전무를 비롯해 정 전 신용대표, 김 전 농업경제 대표 등은 물러날 당시 임기가 1년씩 남아있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전임 중앙회장의 색깔 지우기라는 해석이 짙었다. 농협의 협동조합이라는 태생적인 배경을 고려하면 농협중앙회장은 '선출직'이다. 자신을 지지해준 조합원, 지역적 표심을 무시할 수 없다. 범농협이란 대조직을 빠르게 장악하고 타개책 마련 등을 위한 조치였던 셈이다. 농협중앙회장이 기존 집행간부들의 코드가 맞는다면 문제가 될 게 없지만 갈등의 소지는 열려있다.

더욱이 정치권 안팎에서도 일부 압박이 작용한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직으로 인사권은 따로 없지만 정치권 입맛에 맞는 새로운 경영진 라인업을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최 회장도 2011년 말 연임에 성공했지만 물갈이 인사 관행은 마찬가지였다. 2012년 윤종일 전무이사와 김수공 농협경제대표이사, 최종현 상호금융대표이사, 이부근 조합감사위원장 줄줄이 용퇴했다.

이 때문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2016년 3월 취임 했을 당시에도 내부에서는 대대적인 인사 폭풍을 예상했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에는 임원들에게 사표를 요구하지 않았다. 당시 김 회장은 취임 전부터 선거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었고 보기 드문 호남출신 인사로 거론되며 부담감도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취임 후 7개월이 지난 후 어김없는 행보가 이어졌다. 2016년 10월 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이상욱 경제지주 대표, 허식 상호금융 대표 등 3명은 사의 표명 하루 만에 퇴임식까지 마무리 지었다. 당시 3개 부문 대표들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연말로 예정된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 마무리를 위함다는 명분도 있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 김용복 농협생명대표로부터도 사표를 제출받았지만 유임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전 농협금융 8개 계열사의 인선을 좌우하는 거나 다름 없다는 분석이다. 농협은 협동조합이라는 태생적인 배경을 고려하면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을 완전히 배제하긴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지역 안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어느새 농협 만의 관례처럼 여기지고 있는 모양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아직도 농협 내부적으로 계열사 CEO, 부행장급들이 추가 영전 가능성을 두고 기대를 걸고 있다"며 "추가 인사 이동 가능성이 있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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