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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또 나온 '공동경영', 이스타홀딩스 속내는CB 전환시 2대주주, 행사 여부 불투명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04 08:28:5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6: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또 다시 ‘공동경영’을 언급해 그 속내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실상 기존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어서다. 앞서 이스타홀딩스는 스스로를 2대주주로 칭하며 최대주주인 제주항공과의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항공업계는 이스타홀딩스가 꾸준히 이야기하는 공동경영의 근거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며 경영에서 손을 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새 주인이 되는 제주항공은 공동경영이란 단어를 전혀 쓰지 않는 등 온도차도 감지된다. 이를 두고 이스타홀딩스가 무책임하게 회사를 넘기는 듯 한 인상을 남기지 않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지난 2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국내 첫 항공사간 통합 작업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 외 기타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이스타항공 주식 497만1000주(51.17%)를 545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제주항공은 기지급된 이행보증금(계약금)을 제외한 425억원 가량을 4월 말까지 납입 완료할 계획이다.

양 측은 SPA 체결 직후 관련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각각 배포했다. 다만 이스타 측 자료는 이스타항공에서 나왔다. 보통은 SPA 체결 주체인 이스타홀딩스가 직접 자료를 내는 게 일반적이다. 매각 대상인 이스타항공은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일 뿐 직접적으로 딜 진행과정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M&A 당시 기존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나서 SPA 체결 사실을 밝혔다.

다만 이스타홀딩스는 회사 규모가 작아 별도의 홍보인력이 없는 탓에 이스타항공이 역할을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자료 내용이 이스타홀딩스의 입장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해당 자료에는 “4월29일 최종 매각. 공동경영으로 항공산업 위기극복과 이스타항공 발전을 위할 뜻 모아”라는 내용이 담겼다. 주어를 정확히 명시하진 않았으나 문맥상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가 공동경영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발전을 꾀하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번 선례를 보면 이 같은 해석에 더욱 힘이 실린다. 지난해 12월 양 측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때 더욱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언급이 나왔다.

당시에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홀딩스 측은 MOU에 각각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MOU'라고 한 반면, 이스타항공은 '공동경영을 위한 MOU'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12월 MOU 체결 당시 이스타항공이 배포한 설명자료 발췌.

이때도 이스타홀딩스 대신 이스타항공이 자료를 배포했다. 다만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의 공식 발언이 포함됐다. 이 대표는 MOU 체결과 관련해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2대 주주로서 최대주주인 제주항공과 공동경영제체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는 내용과 2대주주로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 하나의 자료에 들어간 셈이다.

이 대표(33.3%)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딸로 동생 이원준씨(66.7%)와 함께 이스타홀딩스 지분 전량(100%)을 보유하고 있다. 즉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지분을 매각한다는 건 이들이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걸 의미한다. 다음 달 말 제주항공이 잔금을 치르고 주식을 인계받으면 이스타항공과의 모든 연결고리가 끊어지게 된다.

그런데도 왜 이스타홀딩스는 공동경영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걸까.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홀딩스가 매입한 전환사채(CB)와 연관이 있다고 해석한다. 앞서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과 MOU 체결 후 이행보증금 115억원을 받았다. 이 중 100억원을 운영자금 지원 차원에서 이스타항공이 발행한 CB 매입에 사용했다. CB는 추후 주식으로의 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 회사채다.


해당 CB는 이스타항공 지분 200만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 지분 17.07%(200만주)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단 의미다. 또한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이 발행한 CB 100억원 어치도 사들인다. 이를 주식으로 바꾸면 지분 1.46%(39만1849주)를 갖게 된다. 공동경영 발언은 이 CB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나중 일'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직은 전환 여부를 결정할 시점이 아닌데다 어렵게 이스타항공 지분을 정리한 이스타홀딩스가 다시 주식 보유를 선택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4월 이후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게 된다. 당연히 주주로서의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스타홀딩스가 기존 최대주주로서 책임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공동경영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 악화 등을 우려해 무책임하게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턴 것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미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홀딩스는 4월 이후 CB 전환 전까진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주식이 전혀 없다"며 "공동경영을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업황이 크게 악화된 상태에서 회사를 넘기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비판받을 수 있으니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 같다"고 해석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지금 위기상황이 심각하니 (제주항공이) 경영권을 인수하더라도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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