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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정관변경안 13건, 모두 부결?3분의 1 이상 반대시 무산되는 '특별결의'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09 08:13:3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 안건이 모두 부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진칼 이사회는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이 주주제안한 내용을 포함해 총 13건의 정관변경안을 주총에 상정했다.

이 같은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한진칼의 정관변경이 '특별결의사항'이기 때문이다. 주총일이 다가오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주주연합간 갈등이 점점 더 격화되고 있는 만큼 실제 모든 정관변경안이 주총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화할 지 주목된다.

6일 한진칼에 따르면 정관개정은 전체 주식의 과반이 주총에 출석하고, 이중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특별결의사항이다. 정관이 회사의 조직과 활동에 대해 규정하는 근본규칙인 만큼 쉽게 수정할 수 없도록 의결정족수 충족 기준을 높게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가결이 어렵다는 건 그만큼 부결이 쉽다는 의미기도 하다. 안건 통과를 위해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건은 바꿔 말해 3분의 1 이상이 반대하면 부결된다는 뜻이다. 즉, 어떤 안건이든 출석 주주의 3분의 1 이 반대표를 던지면 정관에 반영이 안된다. 전체 100%의 3분의 1인 33.34%의 지분을 갖고 있으면 무조건적인 부결이 가능한 셈이다.

따라서 오는 27일 한진칼 주총에서 정관변경 안건이 모두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조 회장 측과 주주연합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는 우호지분이 각각 30% 이상이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이 33.45%로 추산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을 제외한 특수관계인(22.45%) 지분에 델타항공(10%)과 카카오(1%) 몫을 더한 값이다.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한 주주연합의 경우 모두 합해 31.98%의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우호지분 33.45%를 쥐고 있는 조 회장의 경우 설령 출석 주주가 100%라 하더라도 반대표를 행사하면 정관변경이 무산된다. 나머지 주주들이 모두 찬성해도 최대 66.55%로 가결 기준인 3분의 2(66.67%)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주연대 역시 이보단 적지만 실제 주총에서는 충분히 정관변경 안건을 부결시킬 수 있는 지분을 갖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총 출석률이 70~80%라는 점을 고려하면 23.4~26.7%의 지분으로 정관변경안 통과를 막을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한진칼 주총의 경우 참석률이 77.18%였다. 이 경우 무조건적인 부결 기준이 25.73%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 측이나 주주연대 측 중 어느 한쪽이 정관변경안에 반대 의사를 표하면 해당 안건은 자연스럽게 처리가 무산될 전망이다. 물론 조 회장이 반대한 안건에 델타항공이 찬성하는 등 안건별 표결에서 이탈이 발생해 가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앞서 한진칼은 4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오는 27일 주총에서 처리할 안건을 확정했다. 이날 한진칼 이사회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의안과 주주연대가 주주제안한 내용을 모두 포함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을 상정했다고 공시했다.

그 중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한진칼 3건, 주주연대 10건 등 총 13건이 상정됐다. △이사회 구성과 소집 △위원회 설치 △전자투표제 도입 △이사 자격 △이사 직무 △이사회 의장 등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한진칼이 제안한 3건은 주주연합 안과 서로 상충돼 전체 안건 중 최소 3건은 반드시 부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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