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신한금융, 필립 에이브릴 기타비상무이사 변경 배경은 국민연금 2년 연속 반대...SI 파트너십 유지 포석

고설봉 기자공개 2020-03-09 09:38:5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국민연금이 2년 연속 사외이사 독립성 우려로 반대한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BNPP)증권 일본 CEO를 임기 1년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국민연금의 입장을 수용하는 대신 전략적 파트너인 BNP파리바의 관계를 의식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5일 기존 사외이사였던 필립 에이브릴 BNPP증권 일본 CEO를 임기 1년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추천했다. 필립 에이브릴 CEO는 2015년 3월부터 신한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기 6년을 채우고 2021년 3월 퇴임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와 관련 국민연금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도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국민연금과 각을 세우지 않기 위해 신한지주 이사회가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를 상대적으로 책임과 권한이 덜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 것이란 해석이다.

국민연금은 2018년 3월 신한지주 주총에 올라온 15개 안건 가운데 3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했던 안건이 2건이다. 국민연금은 박병대 전 사외이사는 '법령상 결격사유'로,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는 '독립성 취약우려'로 반대했다.

이 가운데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의 경우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지침 세부기준 28조가 반대 근거가 됐다. 28조는 '법률 및 경영자문 등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회사와 이해관계로 인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판단되는 자의 선임도 반대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당시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명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지난해 3월 박 전 사외이사는 결국 퇴임했다. 국민연금의 반대 속에서 연임이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면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는 지난해에도 연임에 성공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총에서도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그의 사외이사 선임을 막지는 못했다.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가 연임되면서 신한지주는 연속 2년간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 국민연금과 각을 세우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 안팎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존재해 왔다.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부분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더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면서 과거 논란의 중심이 된 사외이사의 연임이 타당한가 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신한지주는 재일동포 연합 주주 지분율이 최소 17%로 높지만 단일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 보면 쉽게 볼 일도 아니다. 지난 3일 국민연금은 신한지주 지분율을 9.76%까지 끌어올렸다. 국민연금이 가지는 최대주주 지위가 은행 경영에 부담을 주는 사안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신한지주 입장에서도 국민연금을 의식해 필립 에이브릴을 내칠 수도 없다. 그는 신한지주의 전략적투자자(SI)인 BNP파리바(BNPP)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BNPP는 신한지주 지분 약 3.5%을 확보해 사외이사 1명의 선임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지주는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보다 권한과 책임 등이 한 단계 낮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해 국민연금과의 마찰을 피하고, BNPP와의 관계도 유지하는 묘수를 찾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사회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이사회에서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 △대표이사의 선출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 △경영진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감시 기능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은 상법에 따라 이뤄지며 자격제한이 존재한다.

반면 기타비상무이사에 대한 자격제한은 사실상 없다. 사외이사 결격사유에 해당해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타비상무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회의에 출석할 수 있다. 또 제출의안을 심의할 수도 있다. 다만 사외이사와 달리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과 경영진의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감시 기능은 수행하지 않는다.

신한금융지주관계자는 “필립 에이브릴 CEO는 신한금융지주의 전략적파트너인 BNPP의 아시아태평양 총괄로 자질과 역량, 필요성 등을 고려해 사외이사로 계속 선임했던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거듭된 반대로 인해 올해 주총에서는 선임조건이 사외이사보다 덜 까다로운 기타비상무이사로 필립 에이브릴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