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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하우스 양극화]특색 사라진 주관사단, 천편일률적 구성 '다양성 실종'②리그테이블 중심 선정, 순위밖 진입 한계…글로벌IB 활용력 제한적

피혜림 기자공개 2020-03-12 14:25:24

[편집자주]

한국물 시장 내 외국계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주관사 맨데이트를 겨냥한 글로벌 IB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위사의 시장 점유율은 나날이 솟구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개별 하우스만의 특색을 강조한 글로벌 IB들이 꾸준히 한국물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도리어 기존 하우스들의 독식 체제는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높아진 진입장벽 속에서 글로벌 IB들의 활동성은 물론 한국물 시장의 다양성은 희미해지고 있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07: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소수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벌인 그들만의 리그는 주관사단 구성을 천편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리그테이블 상위사를 중심으로 주관사단을 선정한 탓에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글로벌 IB는 한국물 시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잃었다.

순위권에 들지 못한 하우스가 주관사 선정 전부터 배제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리그테이블 순위가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 기준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달러채 딜 중 상위 10개 하우스로만 주관사단이 구성된 비중은 60%에 달한다. 하우스 개별 역량과 무관하게 딜이 딜을 낳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리그테이블 상위사, 주관사단 독식…전체 딜 절반 넘어

한국물 시장은 발행 규모에 따라 최대 7여곳의 하우스가 주관사로 선정된다는 점에서 신규 진입 혹은 비주류 하우스들이 트랙 레코드를 쌓기 용이한 환경이다. 연간 30여곳에 달하는 하우스가 한국물 발행 주관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국내 발행사를 향한 글로벌 IB의 관심 역시 뜨겁다.

하지만 상위사에 매몰된 발행 환경 속에서 한국물 시장은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상위 하우스를 통해 안정적으로 딜을 완수하겠다는 목적이지만, 뒤집어보면 일부 글로벌 IB의 노하우에만 의존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9년 공모 한국물 딜(리오픈 제외) 52건 중 2018년 리그테이블 상위 10개사로만 주관사단을 구성한 딜은 28곳(53%)에 달했다. KEB하나은행(6억달러)과 한화USA홀딩스(3억달러, 산업은행 보증) 딜의 경우 각각 10위권밖인 KEB하나글로벌과 KDB산업은행이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딜 관계사인 탓에 해당 집계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린 32개 하우스 중 상위 10개사를 제외한 22곳의 하우스가 절반 이상의 딜에서 배제됐다. 한국서부발전(3억달러)과 KEB하나은행(4억달러)은 2018년 리그테이블 5위권에 든 하우스 세 곳만을 주관사단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주관사단 획일화 현상은 달러채 딜에서 극대화됐다. 지난해 33건의 달러채 발행 중 리그테이블 상위 10개사로만 주관사단을 구성한 딜은 20건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달러 딜은 발행 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아 3~7개 하우스를 주관사로 선정한다. 달러채 세일즈가 대부분 하우스의 기본 역량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선택지 역시 넓다. 다양한 하우스 구성을 고민할 수 있는 여건 속에서도 주관사 독식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리그테이블 중심 선정, 非상위사 배제 악순환 심화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하우스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주요 발행사는 주관사 선정 시 리그테이블 일정 순위까지만 RFP를 발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리그테이블 순위를 주관사 선정의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는 이슈어 역시 다수다. 30여곳 이상의 외국계 IB들이 매년 한국물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이중 대다수가 딜에 참여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트랙 레코드 부족에서 양극화의 악순환은 시작된다. 순위권 하우스들은 리그테이블을 기반으로 탄탄한 이력을 쌓아 올린다. 반면 이외 하우스들은 딜 경험 부족 등을 이유로 참여가 제한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하우스 역량 등으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라고 지적한다. 리그테이블 하위 하우스의 경우 관련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물론 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충분한 업무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각종 하우스의 활약 속에서 시장 내 다양성이 싹틀 수 있다. 하위 하우스가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절실한 이유다. 특히 한국물의 경우 최대 일곱 곳 가량의 하우스가 주관사로 활약한다는 점에서 신규진입 하우스 등을 선정해 생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과 커버드본드 등 한국물 시장 내 새로운 유형의 채권 발행이 늘고 있는 데다 주문을 넣는 기관들의 국적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다양한 역량을 가진 하우스의 진입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해진 환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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