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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충격 일시적, 곧 회복" VS "후퇴사이클 반전 어려워"글로벌 증시 폭락…전문가 '일시경색' vs '장기침체' 엇갈린 시선

허인혜 기자/ 김수정 기자공개 2020-03-11 08:00:4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공포로 글로벌 증시가 또 한 번 대폭 하락한 가운데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히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촉발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반등하리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른 한 편에서는 인위적인 부양책이 하향 사이클에 접어든 글로벌 경기를 회복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취약국가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각국 통화정책 활발해질 것…완곡한 반등효과 기대"

코로나19 팬데믹 우려가 증폭되며 뉴욕증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로 폭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9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2,013.76P(7.79%)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대폭 하락하며 3대 지수 모두 2월 최고가 대비 20%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의 주요 증시인 영국 FTSE 100, 프랑스 CAC 40, 독일 DAX 30도 각각 7~8%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추이. *출처: 뉴욕증권거래소(NYSE)
이례적인 악재에 경제전문가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업계 중심의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2~3개월 내 종식된다는 가정 하에 글로벌 경기가 빠르면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V자로 '반짝' 반등은 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U자 반등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사스(SARS)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처럼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일시적이라는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불규칙적인 만큼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시장이 반등하리라는 기대다. 박종훈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가 일어난 이후 1분기가 지나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됐다"며 "중국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5.4%까지는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짚었다.

경제 직격탄을 맞은 각국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펴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현금을 풀고 세금을 감면하는 등의 인위적인 부양책을 세계 각국이 펼치리라는 예상이다.

박종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전 대비 재정정책의 여력은 높아 보인다"며 "항공업이나 중소기업 등 피해 업종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얼마나 잘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각국의 금리인하와 재정확대로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가 발현되면 경기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은행도 2월 말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민간소비가 보다 활성화되리라고 전망한 바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졌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금리 인하 등 조금 더 강한 유동성 보강 조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10일 발표한 공매도 제한처럼 각국이 일종의 '서킷브레이커' 정책을 내놓으리라는 예측도 더했다.

결국 코로나19가 장기적인 경기 침체를 부르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시중은행 WM전략 담당자는 "팬데믹 가능성을 대비해야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같은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지는 않으라라고 본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눌린 투심이 폭발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의, 부문별로는 4차산업 관련주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주의 상승세가 전망됐다.

◇"인위적 부양책, 하락세로 돌아선 방향타 돌리기엔 역부족"

반면 학계에서는 보다 보수적인 관점을 내놨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하방으로 돌아선 사이클을 반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방아쇠는 팬데믹 공포가 당겼지만 더 깊은 나락으로 빠질 수 있는 트리거일 뿐 다운턴(downturn) 사이클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미국시장은 글로벌 경색에도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였던 만큼 이제 위기가 찾아올 시기가 도래했다"고 짚었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이 부작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 교수는 "이전만큼 양적완화가 (경기부양책으로서)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금리를 낮추고 돈을 푸는 등 인위적으로 경제를 끌어올리면 차후 더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정확히 전망하기 쉽지 않지만 일정 부분 확산되리라고 본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하면 당장의 경기반등은 어렵다. 하루 사이의 등락은 지속되겠지만 다시 상승세로 가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취약 국가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소영 교수는 "미국에서도 (코로나19가) 상당히 확산됐고 모든 정책을 동원하겠다는 반응을 내놨다. 유럽은 코로나19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가 보다 심각해지면 취약한 국가 중에서는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경기 반등을 점친 경제 전문가들도 각국의 경제성장률은 종전보다 낮춰 잡았다. 박종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사태가 크레딧 문제로까지 발전하면 리스크가 상당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을 3.3%에서 3.0%로 낮췄고 중국도 6.1%에서 5.4%로 낮췄다. 우리나라 역시 아직 경제성장률을 1.8%로 보고있지만 추가 데이터를 보고 하향조정을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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