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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운용사 열전]'멀티플레이어' 삼성SRA 김정근 상무, 해외투자 1세대삼성SRA '2대 CIO', 외연확대 '적임자'…'객관적 시각'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

최필우 기자공개 2020-03-16 13:05:50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3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변화 기로에 서있다. 2012년 설립 이래 투자를 진두지휘해 온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정년을 맞이하면서다. 업계 최상위권 도약을 이끈 인력의 공백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삼성SRA자산운용은 이를 투자 외연확장을 이끌 적임자를 찾는 기회로 삼았다.

지난해 11월 합류한 김정근 삼성SRA자산운용 투자본부장(상무·사진)은 회사 역사상 두번째로 CIO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국내 부동산 업계 해외투자 1세대다. 여러 직장을 거치며 다각도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경험했다. 해외펀드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삼성SRA자산운용의 투자를 이끌기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조직의 철학을 이해하되 객관적 시각을 가미해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각오다.

◇은행원 출신 자산관리 담당자, '글로벌 스탠다드' 경험

김 본부장은 부동산과 관련 없는 업무로 경력을 시작헀다. 2000년 입사한 옛 한미은행(현 씨티은행)이 그의 첫 직장이다. 그는 4년간 국제금융 업무를 맡았다.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영어에 능통한 그에게 자연스레 주어진 일이었다.

부동산 투자를 간접 경험한 건 싱가포르투자청(GIC)이 국내에 투자한 물건에 대한 자산관리업무를 맡으면서다. 당시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 수요가 늘고 있었다. 해외 투자자에게 물건을 소개하고 투자 관련 실무를 맡길 사람이 필요했는데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영어가 가능한 김 본부장이 낙점됐다.

김 본부장은 "국제금융 경력을 쌓아 매크로 분석은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실물 투자 관련 업무는 처음이었다"며 "자산관리 업무로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부동산 투자 과정을 보면서 대체투자에 대한 개념을 처음으로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부동산 투자 업계에 입문하기 전이지만 김 본부장은 자산관리 업무를 맡던 시절을 본인 커리어에서 중요한 시기로 꼽는다. 기관투자가가 부동산에 투자하는 과정 뿐만 아니라 어떻게 펀드를 운용하고 물건을 관리하는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임대 유치, 엔지니어 관리, CAPEX 산출 등은 자산관리를 맡지 않았으면 접하기 어려웠던 업무였다.

무엇보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 체계와 관리 프로세스를 체득하면서 글로벌 부동산 투자 업계에 적용되는 기준을 경험한 게 큰 자산이 됐다. 당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부동산 투자가 현 수준 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관련 업무를 배울 기회 자체가 적었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부동산 투자자들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셈이다.

김 본부장은 "국경을 넘어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개념이 익숙치 않았던 시절, 글로벌 투자자들이 부동산을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간접 체험한 건 개인적으로 큰 소득이었다"며 "개인적으로 현 수준의 부동산 투자 기준을 정립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투자 '1세대', 신흥국 리스크 핸들링 '강점'

김 본부장은 2007년 옛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 둥지를 틀면서 부동산 투자에 입문했다. 2004년 옛 세종투신운용과 옛 SK투신운용 합병하며 출범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병되기 전까지 대체투자 특화 운용사를 표방했던 곳이다. 김 본부장이 합류할 때는 본격적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고 있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해외 부동산 투자를 개척한 선구자로 꼽히지만 당시만 해도 전문 인력과 트랙레코드가 없다시피 했다. 외국어가 가능하고 부동산 관련 업무 경험이 있는 인력을 모으는 과정에서 김 본부장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그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서 해외투자팀장을 맡았다.

김 본부장은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 머문 3년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08년 '미래에셋맵스AP부동산투자회사' 자금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씨티그룹센터에 투자한 딜을 주도한 게 김 본부장이다. 씨티그룹센터는 대형 오피스로 매입가는 3억7000만달러였다. 앞서 중국과 홍콩 투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이 딜이 본격적으로 북미 부동산 시장에 진출하는 신호탄을 쐈다. 브라질 부동산 투자 첫발을 내딛인 것도 김 본부장이다. 2010년 브라질 상파울로 금융 중심지 파리아 리마 에비뉴 소재 오피스빌딩 개발 선매입 건에 투자했다. 지분 매입액은 1억3400만헤알(당시 환율 기준 약 900억원)이었다.

김 본부장은 "국내 금융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전례가 많지 않았던 탓에 해외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이나 구조화 작업 같은 기본적인 업무 프로세스부터 구축해야 했다"며 "투자 과정이 투명한 선진국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흥국 물건 투자에 필요한 리스크 관리 역량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천후' 플레이어 변신…지속가능한 투자 '초점'

2010년 한국투자공사(KIC) 대체투자팀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투자 이력이 더욱 다채로워졌다. 투자 금액이 민간 금융회사에 비해 컸기에 검토해야 하는 물건이 다양해졌다. 글로벌 핵심 GP들의 펀드에 자금을 투자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쌓아 해외 기관의 지식과 노하우를 흡수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미흡했던 시기였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이때의 경험이 김 본부장을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만들었다. 코어, 코어플러스, 밸류애드, 오퍼튜니스틱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했고 자산군 측면에서 보면 오피스에서 물류창고로 투자 외연을 확대할 수 있었다.

김 본부장은 "KIC 투자 금액이 컸던 데다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전략과 자산군을 활용할 수 있었다"며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국내외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지속가능한 대체투자 방식에 대한 고민도 털어 놓았다. 그는 KIC 인프라팀장 재직 시절 정부의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참여해 위탁받은 자산으로 그린&소셜프로젝트 펀드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이때 부동산 투자에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감안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다 한다. 지속 가능한 환경 친화적 조건을 감안해야 더 나은 중장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본부장은 "ESG를 감안한 부동산 투자는 이미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했고, 부동산 투자 관점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적"이라며 "ESG 펀드가 아니더라도 선관주의 측면에서 이같은 키워드를 깊이 고민하고 투자해나가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외연확대 특명, 객관적 시각으로 검토

부동산 투자 업계 1세대 매니저로 다양한 노하우를 체득한 김 본부장은 삼성SRA자산운용이 원했던 인물이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국내 최상위 부동산 전문 운용사로 자리매김했으나 코어 오피스 투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투자 지역과 물건 다변화를 목표로 삼아 제2의 도약을 노리려면 산전수전을 겪은 김 본부장의 경험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본부장인 지난달 새로 취임한 임범철 삼성SRA자산운용 대표와 합을 맞춘다. 임 대표가 회사 전반에 대한 경영과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관할한다면 김 본부장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김 본부장은 삼성SRA자산운용이 쌓아 온 고유의 투자 스타일을 지키되 본인의 노하우를 접목시킨다는 구상이다.

김 본부장은 "전임 CIO가 워낙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놓은 덕에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할 수 있게 됐다"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간의 투자와 앞으로의 투자 계획을 검토하고 양질의 성장을 일궈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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