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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조용한' 조현아, 연합 내 '역할·지분비중' 갈수록 감소홀로 늘지 않고 그대로, 비중 20%→16%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19 08:40:0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4: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 주주총회가 열흘도 채 남지 않으며 조원태 회장과 반(反)조원태 연합군간 공방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주요 플레이어 중 유독 조용한 사람이 있다. 바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주주연합에 합류한 이후 갈수록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KCGI와 반도건설이 잇따라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등 주총 이후를 준비하기 시작하며 조 전 부사장의 고립감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주주연합 내 지분 비중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주연합이 최근 지분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렸지만 그 중 조 전 부사장의 소유는 처음 합류 당시와 같은 6.49%에 불과하다. 비중으로 따지면 16% 수준이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은 지난 17일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을 40.12%까지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KCGI는 그레이스홀딩스와 엠마홀딩스, 헬레나홀딩스를 통해, 반도건설은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을 통해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각각의 지분율이 △KCGI 18.68% △반도건설 14.95%로 조정됐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수개월째 그대로다. 최근 변동 이력이라고는 지난해 10월 말 부친인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중 247만707주를 상속받은 게 전부다. 이때 조 전 부사장은 6.49%의 지분율을 갖게 됐고, 이후 주주연합에 합류했다.

처음 주주연합이 결성됐을 당시 조 전 부사장의 위상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장고 끝에 '큰 결정'을 내린 조 전 부사장을 반기는 분위기가 강했다. 조 전 부사장은 세 주주 중 가장 마지막으로 주주연합에 합류했다. 사실상 조 전 부사장의 결심으로 주주연합이 꾸려진 셈이다. 조 회장의 그룹 경영에 반기를 들고 KCGI·반도건설과 손을 잡은 조 전 부사장에게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당시 주주별 지분율은 △KCGI 17.29% △조현아 6.49% △반도건설 8.28%로 모두 합해 32.06%였다. 단순 계산을 해보면 초창기 조 전 부사장의 주주연합 내 지분 비중은 20.24%였던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16.18%로 떨어졌다. 심지어 앞으로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KCGI, 반도건설과 달리 조 전 부사장은 자금력 부족으로 추가매입이 어려울 수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4년 '땅콩회항' 이후 5년 넘게 무직인 상태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점점 더 힘을 잃어갈 걸로 예상한다. 지분 비중이 목소리 크기나 영향력 등과 완전히 비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관하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는 이유다. 이미 조 전 부사장이 주주연합 내부에서 발언권을 갖지 못하는 처지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감지돼 왔다. KCGI와 반도건설이 조 전 부사장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한 건 지난달부터로 보여진다. 조 전 부사장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였던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갑작스레 자진 사퇴하면서다. 심지어 김 전 상무는 조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야심차게 이사 후보를 낸 주주연합 입장에선 조 전 부사장의 잘못된 추천으로 타격을 입은 셈이 됐다.

강성부 대표도 공개적으로 선을 긋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연합이 공식 명칭인데 ‘조현아 연합’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 집안 내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지분 구성을 봐도 우리가 제일 최대주주 아닌가. KCGI가 뒤로 빠지고 조현아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대해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진그룹은 이때부터 ‘조현아 연합’이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3자 주주연합’ 등의 표현을 주로 썼었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주연합 전체로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땅콩회항 당사자가 아버지의 공동경영 유훈을 어기고 외부세력과 결탁해 경영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다.

다만 현재로선 조 전 부사장이 주주연합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진그룹으로 돌아갈 수 있는 퇴로가 이미 막혔기 때문이다. 강 대표가 주주연합의 계약을 ‘도원결의’에 비유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강 대표는 “주주연합이 단기적으로 쉽게 흔들릴 거 였으면 법적인 계약으로 묶을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굉장히 긴 시간동안 서로의 계약을 깰 수 없도록 명확히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주연합의 계약서에 일정기간동안 보유 지분을 외부에 팔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얘기기 나오기도 했다.

최근 조 전 부사장은 언론과의 접촉 등을 철저히 피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주연합이 조 회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조 전 부사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 법률대리인은 “한진칼 주총이 가까워지고 있으니 조 전 부사장도 주주연합 일원으로서 함께 노력하고 있다”면서 “(조 전 부사장의 주총 출석 여부는) 직접 말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차근차근 대응하며 다른 주주들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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