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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조현아, 개인 법률대리인 통해 입장 밝힌 속사정조원태 공격하던 리베이트 의혹에 함께 고발 당해, 입장 '난처'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19 08:37:3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7: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내놨다. 고발장이 접수된지 몇시간도 채 되지 않아 빠르게 입장을 정리해 배포까지 마쳤다. 한진칼 주주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조원태 회장 등과 함께 고발당하자 급히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건 조 전 부사장이 입장을 발표한 방식이다. 이례적으로 주주연합이 아닌 개인 법률대리인을 통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에 합류한 이후 전혀 개인행동을 하지 않았다. 발생하는 이슈 등에 늘 공동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18일 ‘리베이트 고발 관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했다.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에서 “항공기 구매 리베이트 건은 있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한항공 및 한진그룹을 살리기 위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하는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창업주 일가의 일원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저는 항공기 리베이트와 관련 어떤 불법적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명확히 말씀 드린다”며 “이번 사건에 관여된 사람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 “향후 위법행위가 드러날 시 그에 상응한 책임과 처벌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관련 사건을 명백히 밝히는 과정에서 저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모든 과정에 떳떳하고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입장문은 주주연합이 아닌 조현아 개인 명의로 작성됐다. 배포 역시 개인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이 맡았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조원태 회장의 그룹 경영에 문제를 제기하고 다른 주주와의 연합을 예고했을 때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 법률대리인이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이 주주연합에 합류한 이후로는 사실상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주주연합 소속 주주들과 관련된 모든 업무 창구가 주주연합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 쪽으로 일원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주연합이 꾸려진 이후에 법무법인 원이 공식적으로 자료 등을 배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법무법인 원이 입장자료도 내고 했는데 요즘에는 거의 관여를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제는 태평양으로 통일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조 전 부사장이 다소 난감한 처지에 놓이며 다시 법무법인 원이 나서게 됐다. 주주연합이 조원태 회장을 공격할 때 활용해오던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의 파장이 조 전 부사장에게까지 미쳤기 때문이다. 주주연합은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음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한 후 꾸준히 성명서를 발표하며 조 회장을 압박해 왔다. 경영전략본부장 등 주요 직책을 지낸 조 회장 몰래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가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폈다.

그러나 '남의 일'이 하루아침에 '내 일'이 되며 입장이 곤란해졌다. 채 의원이 이날 오전 참여연대, 민변 등과 함께 리베이트 수수 당사자로 추정되는 대한항공 고위 임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며 조 전 부사장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등기임원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조 회장을 향해 던진 부메랑이 조 전 부사장에게까지 돌아온 셈이다.

이날 채 의원은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대한항공과 10대의 A330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며 1500만 달러 리베이트를 약속했고, 2010~2013년 세차례에 걸쳐 총 174억원 상당의 돈을 전달했다"며 "리베이트 수수 당시 등기이사였던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 구매 및 리베이트 수수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난처해진 조 전 부사장은 주총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우선 입장 표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간의 행보를 고려할 때 주주연합의 명의로 입장을 낼 수는 없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국 개인 법률대리인을 통해 짤막하게 입장을 냈다.

법무법인 원 측은 “조 전 부사장 개인에 대한 고발과 관련한 입장문이기 때문에 주주연합을 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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