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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ESG전략 점검] 보폭 넓히는 윤종규 회장, 'ESG 내재화' 총력⑤정문철 CPRO, '은행-지주' 중심 ESG현안 논의·실행…ESG위원회 추진 속도

손현지 기자공개 2020-03-27 11:33:52

[편집자주]

국내 금융권에 ESG '붐'이 불고 있다. 그간 ESG는 비재무적인 요소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평가기관이 속속 등장하면서 '수치화'되기 시작했다. 금융지주 회장들마다 ESG성과를 내기 위해 관련 인력을 늘리고 계열사간 협업 방안을 모색하는 등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지주사별로 ESG 성과지표 관리를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지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올 초 ESG 인력을 확충했으며 조직 명칭도 국민은행 브랜드ESG그룹·ESG기획부, KB지주 ESG전략부 등으로 수정했다.

ESG에 대한 관심이 경영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게 '내재화'하는 차원에서 ESG 단어를 활용한 조직 네이밍을 실시한 것이다. 또 이사회 내 ESG 최고의사결정기구인 'ESG위원회'를 설립해 전략수립-실행 프로세스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KB금융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내에서 특히 거버넌스(Governance)에 대한 호평을 받아온 금융사다. 2018년부터 2회 연속 KCGS의 지배구조 금융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점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아울러 ESG평가에서도 최근 4년간 꾸준히 A~A+등급 수준의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윤 회장의 ESG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취임후 2018년 처음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을 직접 나서며 글로벌 기조를 체감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윤 회장은 더 나아가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부문 평가에서도 특출한 성과를 내기 위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이니셔티브나 국제기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ESG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계열사간 ESG활용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감지된다. ESG 연계 사회공헌 사업이나 ESG신재생에너지투자 상품 등 ESG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ESG요소를 고도화해 대출·투자심사에 반영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구상 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은 기존 주주이익에 집중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경영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고객, 직원, 협력사, 지역사회 등 사회구성원을 위한 장기적 가치 창출을 고민하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초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우선 ESG 조직의 최상위 기구인 ESG위원회가 신설됐다. 설립 목적은 'ESG실행력' 강화로 압축된다. 계열사별로 추진해온 ESG경영 현안을 그룹 차원에서 총괄해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아울러 글로벌 주주들의 비중이 많은 만큼 '기후변화'나 지배구조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대두된 점도 ESG위원회 탄생의 주 배경이다.

이사회 산하 기구이기 때문에 이사회 멤버 전원(9명)이 참여한다. 위원회는 연 2회 개최되는데 ESG활동에 대한 KB금융의 의지와 관심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신한금융 이사회에 있는 사회책임경영위원회와 비슷한 성격을 띄는 셈이지만 전면에 ESG간판을 내걸은 건 금융지주 중 최초다.

현재 KB금융의 ESG관련 업무는 지주 홍보·브랜드 총괄 내에 ESG전략부가 관할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회공헌문화부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조직이다. 정문철 상무(CPRO)가 이끌고 있으며 부서장 6명을 중심으로 총 11명의 실무진이 배치돼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과 ESG 대외평가 등을 담당한다.

국민은행의 ESG기획부도 새로 개편됐다. 부서장 포함 14명의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협업하고 있는데 이 중 10명(팀장+팀원)이 ESG 업무만 전담한다. 나머지는 스포츠단(농구,사격 등) 운영 업무도 겸하고 있다. 은행 ESG기획부는 지주 ESG전략부와 상호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정 상무가 지주와 은행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KB금융의 ESG 핸들은 사실상 지주가 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각 계열사간 ESG담당자들도 명확히 지정했다. 그간 계열사별로 ESG역할분담이 모호했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 전담 실무진들은 사회공헌부서나 전략담당 부서내 임원에 해당된다. 계열사 ESG실무자들끼리의 정기적인 회의 체계는 없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 필요할때마다 수시로 화상회의나 워크숍을 통해서 의견 교류를 할 수 있다.

윤 회장은 그간 해외IR을 통해 ESG에 대한 관심도를 표명하는데 주력해왔다. 그는 2018년부터 싱가포르, 홍콩을 시작으로 미국 등을 찾아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다. 회계사 출신의 KB지주 CFO(2010년) 출신답게 KB의 재무적 질의요소에 직접 대응한다는 전언이다.

비재무적 요소들을 설명할 때는 특히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이슈 등 '기후변화'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전략이다. 영업활동에서 탄소 집약적인 사업을 줄이고 친환경사업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고민을 시도한다는 이미지 자체가 해외 투자자에게 긍정적으로 어필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작년 9월 그룹차원에서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의 책임은행 원칙'의 서명기관으로 가입한 바 있다. 이외에도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탄소정보 공개프로젝트(CDP)'등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는 유일하게 'UNEP FI 기후공동협약'에 참여해 글로벌31개 기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여신심사 평가를 본격화하기 위한 글로벌 행보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녹색투자 분류체계를 은행 여신심사 평가에 적용하기 위한 'UNEP FI 및 EU Taxonomy 은행가이드라인' 개발에도 참여하며 ESG리더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올해는 그룹 차원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이미 해당 분야에서 상당한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금융자문 및 신디케이트론 주선역할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KB증권 역시 캐나다 자원 및 에너지전문 투자운용사와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해 태양광 발전사업권을 직접 인수 운영 중이고, KB자산운용은 해외태양광발전사업 건설사업에 투자하는 등 투자처 다변화하고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환경, 사회적 영향이 큰 대규모 자금 조달 프로젝트 시행 시 내부 심사역이나 리스크 전문가의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외부 전문가에 의한 현장 점검을 통해 사회영향 평가를 실시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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