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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조달 쏠림 심화…금리상승, 차환위험 가중 장기물 수급 불안, CP 발행량 급증…싸늘해지는 투심

피혜림 기자공개 2020-03-20 14:01:3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기업어음(CP) 등 단기금융시장으로 리스크가 전이되고 있다. 최근 AA급 우량 크레딧물이 미매각을 기록하는 등 수요 모집이 녹록지 않자 단기금융시장을 찾는 이슈어들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단기물 공급은 늘어난 반면 투심은 싸늘했다. 당장 롤오버를 앞둔 이슈어들은 조달금리를 높여 물량 소화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크레딧물 위축, 단기시장 집중…CP 증가세 뚜렷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9일 기준 기업어음(CP) 발행잔액은 63조 1016억원이었다. 1만 1902개사가 기업어음을 조달한 결과다. 지난달(2월 19일) 발행잔량이 58조 496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 새 7% 증가한 수치다. 1년전(2019년 3월 19일) 발행잔량(56조 2502억원)과 비교해도 CP 증가세 추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관련 업계는 최근 장기 크레딧물 수급 여건이 불안해지자 단기시장을 찾는 발행사들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내 투심이 급격히 위축되자 AA급 포스파워 일반 회사채는 물론 'AAA' 하나은행의 후순위채 또한 미매각을 기록했다.

크레딧물의 성패 여부가 불분명해지면서 조달이 상대적으로 간편한 단기금융시장을 찾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국채 등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거듭하는 등 시장이 급변하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투심은 위축되는 반면 단기금융시장을 찾는 이슈어들은 급격히 늘면서 공급 우위 현상이 발생했다. 단기물 물량 소화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량 소화가 안되자 브로커들이 금리를 높여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롤오버 기한이 다가오는데 매매가 안 되다 보니 꾸준히 금리를 높여 제시하는 단기물도 다수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23일 만기도래하는 로얄엠제이제1차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3개월물은 최근 수요 확보가 쉽지 않아 졌다. 고육지책으로 2.7~3% 수준의 금리 조건을 내걸었다. 지난해 11월 3개월물을 1.9%에 조달한 것과 대조적이다. 로얄엠제이제1차의 단기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인 A1이다.

◇뛰어오르는 금리, 투심은 싸늘

업계 관계자는 "머니마켓펀드(MMF)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AA급 발행사의 단기물은 아직 괜찮지만 그 이하는 만만치 않다"며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차환 발행이 시급한 이슈어들은 금리를 끌어올려 조달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기금융시장의 경우 일순간 시장이 경색되기 쉬운 환경이라는 점이다. 만기가 짧기 때문에 투심 위축에 따른 차환 리스크가 더욱 크다. 이미 미국은 단기금융시장 내 자금이 메말라 연방준비제도가 기업어음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 환경이 급변하자 국내 기관 역시 매입을 주저하는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어 단기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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