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흔들리는 한진칼 주가, KCGI 일부펀드 이미 손실평균 매입단가 주당 약 3만원, 주담대 반영시 취득원가 더 높아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23 08:18:5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진칼 주가가 고점 대비 보름 새 반 토막이 나면서 단일 최대주주인 KCGI의 평가손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회장과 반(反)조원태 연합간 공방이 점점 가열되고 있으나 주가는 최고점 대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출자자(LP)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펀드를 만들고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KCGI는 주가 향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궁극적 목적인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하려면 지분가치가 매입시점보다 크게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KCGI는 추가 지분 매입을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주가 하락시 자금 조달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주가는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양측의 경영권 다툼이 치열하던 이달 4일 장중 한때 주당 9만6000원을 찍었으나 이후 급락을 거듭해 19일 4만1050원에 마감했다. 20일 거래에서는 반등해 5만원을 다시 넘겼다. 하지만 보름 새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특히 17일부터는 사흘 연속 10.9%(6400원), 18.5%(9650원), 3.8%(1600원)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공포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최근 코스피는 지수가 1500선이 붕괴되고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등 연일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진칼 주가는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임에 따라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주가가 여기더 더 하락하면 KCGI는 투자손익 임계점에 가까워지게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등에 따르면 KCGI는 현재 그레이스홀딩스와 엠마홀딩스 등 총 7개의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한진칼 주식 1105만3430주(18.69%)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지분의 가치는 약 4537억원으로 추산된다.

KCGI는 2018년 8월28일 첫 SPC인 그레이스홀딩스를 설립한 이후 1년7개월에 걸쳐 꾸준히 보유 물량을 늘려왔다. 처음 공시 당시 9.00%였던 지분율이 현재는 18.69%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그레이스홀딩스가 전체 지분의 67% 가량인 744만4567주(12.58%)를, 나머지 6개 SPC가 33% 정도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엠마홀딩스 149만4074주(2.53%) △헬레나홀딩스 68만4450주(1.16%) △디니즈홀딩스 54만9810주(0.93%) 등이다.


투자손익 기준을 확인하기 위해선 보유 지분의 장부가격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KCGI가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초반에 매입한 지분 4.97%에 대해선 매입단가 확인이 불가능하다. 보유 지분율이 5% 미만이어서 공시 의무가 없었기 때문이다. 강성부 대표 등도 해당 지분 매입단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언급한 적이 없다.

하지만 대략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주당 1만7500원에서 2만3000원 사이의 가격에 293만8938주를 매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스홀딩스 법인 등기일인 2018년 8월28일부터 첫 공시 전날인 11월13일 사이 한진칼 주가(종가 기준)가 이 범위에 속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금액을 적용하면 KCGI가 한진칼 지분 18.69%를 매입하는데 총 3218억~338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평균 매입단가는 2만9100~3만600원이다. 이는 아직까지 KCGI가 30% 중후반대의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다만 그레이스홀딩스와 엠마홀딩스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지분을 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자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평가이익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근거로 지금과 같이 가파른 주가하락세가 한동안 이어지면 KCGI가 평가손실을 입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부 SPC는 이미 손실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5월 주당 4만5786원을 주고 39만2333주를 사들인 베티홀딩스와 가장 최근 설립된 헬레나홀딩스다. 특히 헬레나홀딩스의 평균 매수단가는 5만5500원으로 7개 SPC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주당 가격이 6만원에 임박하던 지난 12일 33만5000주를 매수하는 등 최근 세차례에 걸쳐 '비싸게' 지분 1.16%를 매입한 결과다. 평가손실 26%로 투자를 시작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원금의 4분의 1이 사라졌다.

KCGI는 평가손익과 관련해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다만 신민석 KCGI 부대표는 "주가가 하락하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직접적으로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일부를 갖고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담보비율의 하락으로도 이어진다"며 "주가하락이 반갑지 않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