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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펀드운용, '불안한' 미르철강 왜 투자했을까 [인사이드 헤지펀드]사모채권펀드 3종, 200억대 투자...이재우대표·도기권 고문, 같은 씨티은행 출신

이효범 기자공개 2020-03-25 13:04:5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07: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고펀드자산운용이 미르철강에 투자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철강업계에선 그동안 미르철강의 유동성 위기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2018년 중순부터 6개월 간격으로 미르철강 매출채권을 유동화한 사모사채에 투자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우 보고펀드자산운용 대표와 도기권 미르철강 고문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미르철강, 영업이익 증가했지만...부채비율·영업현금흐름 악화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자산운용이 설정한 보고사모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1호, 2호, 3호는 모두 미르철강 매출채권을 구조화한 사모사채를 편입했다. 각 펀드의 초기 설정액은 99억원, 73억원, 61억원이다. 미르철강으로 흘러들어간 펀드 투자금만 총 200억원을 훌쩍 웃돈다.

이 가운데 펀드1호는 만기 1년만인 지난해 문제 없이 상환됐다. 펀드 수익자들은 99억원의 원금 뿐만 아니라 쏠쏠한 수익금도 챙겼다. 그러나 미르철강이 올초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2호, 3호 수익자들은 한동안 원금 회수에 차질을 빚었다. 현재 펀드3호는 원리금을 모두 회수했고 2호는 원금 일부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보고펀드자산운용이 미르철강에 집중 투자한 배경에 대해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그동안 미르철강의 자금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르철강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흑자를 냈고, 영업이익률도 상승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2015년말 192억원이었던 부채는 2018년말 3년만에 502억원으로 불어났다. 부채비율이 600%를 훌쩍 웃돌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었다.


특히 보고펀드자산운용이 처음 투자를 시작한 2018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같은 해말 마이너스(-)145억원으로 나타났다. 당시 회계상으로 영업이익을 내고 있었지만 실제 기업으로 유입된 현금보다 유출된 현금이 훨씬 많았다는 얘기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연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 수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였다. 부족한 자금을 외부차입으로 충당하면서 부채비율은 더욱 상승했다.

또 미르철강이 급격한 사세확장을 추진하면서 이번 사태를 자초했다는 평가도 있다. 미르철강의 매출액은 2017년과 2018년 1700억원대에서 2019년 2000억원 안팎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았던 가운데 장부상 매출 증가는 매출채권을 늘리는 일이라는 점에서 유동성 문제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우 보고펀드운용 대표, 도기권 미르철강 고문 인맥 '주목'

업계 일각에서는 이재우 보고펀드자산운용 대표와 도기권 전 굿모닝증권 사장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보고펀드자산운용이 미르철강에 투자할 당시 도 전 사장은 미르철강의 경영고문 역할을 맡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씨티은행 출신이다.

이 대표는 1983년 씨티은행에 입행해 10년 넘게 근무했고 부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또 외환위기 당시 미국계 PEF인 H&Q AP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고, 리먼브라더스 한국 대표를 역임했다. 그러다 2005년 6월 변양호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 고문과 함께 국내 최초 독립계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인 보고펀드를 공동 창립했다.

도 전 사장은 1985년대 미국 씨티은행 본사로 입행한 이후 한국지점으로 이동했다. 씨티은행 내에서 소매금융을 비롯한 대출·마케팅·신용카드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1996년에는 씨티은행 태국 소매금융부문 사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1998년 쌍용투자증권의 최고경영책임자(CEO)로 이동했다.

당시 이 대표는 H&Q AP코리아 대표로서 쌍용투자증권 인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인수한 쌍용투자증권의 기업가치 개선 임무를 맡고 경영을 진두지휘한 인물이 도 전 사장이었다. 씨티은행 출신의 두 인물이 쌍용투자증권을 통해 다시 의기투합 했던 셈이다. 도 고문은 대표 취임 이후 쌍용투자증권의 사명을 굿모닝증권으로 바꾸는 등 쇄신작업을 실시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02년 신한금융지주는 굿모닝증권 인수해 신한증권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도 전 사장은 굿모닝증권 매각작업을 진두지휘했고, 당시 H&Q AP코리아에서 리먼브라더스 한국총괄 대표로 자리를 옮겼던 이 대표가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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