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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투, 동력 잃은 초대형 IB…김병철 존재감 컸다 커버리지조직, 항로 이탈 걱정…대소사 일일이 챙긴 CEO

이경주 기자공개 2020-03-23 10:29:1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업무 대소사를 일일이 챙겼다. 이런 전문성과 적극성을 가진 CEO는 처음이었다. 모두 '멘붕'에 빠졌다.”

김병철(사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급작스럽게 사의표명을 하면서 IB(투자은행) 조직은 패닉에 빠졌다. 김 사장이 미래먹거리로 여겨 가장 살뜰히 챙겼던 조직이다. 김 사장은 매주 회의를 주재하며 직접 방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바다 한가운데서 선장을 잃어버렸다.

◇예고 없었던 사임, 더 큰 충격…조직 확대 계획 표류

신한금융투자는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김 사장이 사임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신한금융투자가 연루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이었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선임돼 임기를 시작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IB조직은 큰 충격에 빠졌다.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이번 사태에 관여하지 않았다. 뒷수습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임기는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급작스런 사임으로 IB조직은 각종 계획에 대한 추진 동력을 잃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김 사장은 채권전설로 불리는 IB전문가다. 옛 동양증권 IB본부장 재직시절 2009년 DCM(부채자본시장) 1위, 2010년엔 ECM(주식자본시장) 1위를 달성했다. 김 사장은 신한금융투자 CEO가 돼서도 ‘1등 IB’라는 목표를 세우고 직접 조직 강화를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중순 부서 단위였던 커버리지조직(대기업금융)을 본부급(커버리지본부)로 격상시켰다. 1부체제가 2부2팀제로 확대됐다. 대기업금융1부와 대기업금융2부, 솔루션팀과 신디케이션팀 등이다. 지난해 말에는 IPO부서도 1부에서 2부체제로 확대했다.

특히 이날은 커버리지본부에 부서(대기업금융 3부)를 하나 더 신설하기로 한 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김 사장 주도하에 진행한 일이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일정을 연기해야 할 처지다. 새롭게 선임될 CEO의 의향을 물어야 한다.

◇롤모델 잃었다, 실무진 사기하락 우려

김 사장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IB업무를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챙겨왔다. 매주 커버리지 RM 회의를 주재하며 대기업고객에 대한 상품을 함께 개발했다. 영업이 막히는 곳이 있으면 김 사장이 RM과 함께 발행사 대표이사를 찾아가 주관업무를 따내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김 사장은 특히 RM들이 고객을 만나고 나서 사내 전산망에 올리는 CRM(고객관계관리) 보고서를 정독하고 피드백을 주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각각의 RM들 사정을 파악하고 직접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조언과 격려를 했다.

김 사장의 존재감이 그만큼 컸다. IB조직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사 IB 관계자는 “전혀 예상 못했던 사임이기 때문에 본부장들이 전부 큰 충격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존경했던 CEO였기 때문에 상실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전문지식이 많아 RM들 CRM보고서를 보고 일일이 업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줬다. 또 발행사를 함께 찾아갈 때도 굉장히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이런 CEO는 처음 이었다. 앞으로 진행해야 할 일들이 불투명해진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큰 숙제가 된 것은 초대형IB(자기자본 4조원 이상) 진입과 발행어음 사업 인가다. 본래 올해 안에 추진하려던 과제지만 CEO가 바뀌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만큼 IB 경쟁력 강화도 늦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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