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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반도건설 3.2% 의결권 제한…3자연합 신청 모두 '기각'"조원태에 유리한 판결" …대한항공 사우회·자가보험·우리사주 의결권 '정당'

박상희 기자공개 2020-03-24 14:24:5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4: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이 제기한 주총 의결권 관련 가처분신청이 모두 기각됐다. 반도건설 측의 허위 공시가 인정되면서 5% 이상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제한될 전망이다. 사우회와 자가보험 등 한진칼 우호지분이 보유한 지분은 정상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법원 판결이 결과적으로 한진칼 경영진에 유리하게 나오면서 3자연합의 가처분소송이 '자충수'를 둔 셈이 됐다.

24일 법조계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제50민사부)은 대호개발 등 한진칼 주식을 보유한 반도그룹 계열사가 앞서 3일 제기한 의결권 행사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반도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8.20%(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가운데 5%를 초과하는 3.2%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불가하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또 KCGI의 주요 SPC(특수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제기한 사우회와 자가보험, 우리사주조합 등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에 대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도 기각했다. 법원은 "채권자(그레이스홀딩스)의 신청은 이유가 없다"면서 "자가보험 등은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시우회와 자가보험의 한진칼 주총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이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3.7% 가량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3자연합이 제기한 가처분신청이 모두 기각됐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면서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1~2%포인트 격차가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이번 가처분신청 기각 결과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건설 등은 한진칼 지분을 대량으로 매집하는 과정에서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갑작스레 변경한 것이 보유 목적 허위 공시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호개발 등 반도건설 계열사들은 지난해 10월 1일을 기점으로 한진칼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11월 30일에도 두 달간 24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지분을 사들여 6.28%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투자 목적은 단순투자였다. 이후 18차례에 걸친 추가 매집을 통해 지난 6일까지 보유 지분을 8.28%로 늘렸다. 반도건설은 10일 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꿔 공시했다.

이에 대해 일정 지분을 확보한 다음에야 경영참여 목적을 밝힌 반도건설의 행위가 투자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고 회사가 향후 경영권 분쟁을 방어할 기회를 보장하려는 관련 규정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2005년부터 투자 관련 공시의 투자 목적에 단순투자와 경영참여를 나눠서 기재토록 하고 있다.

논란을 의식한 대호개발 등 반도그룹 계열사는 의결권을 인정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기각되면서 5%를 초과하는 지분에 대해 의결권이 제한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KCGI에서 제기한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의결권이 중지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레이스홀딩스는 대한항공 자가보험, 사우회 등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224만1629주(한진칼 전체 지분 중 3.8%)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대한항공의 자가보험은 임직원이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 대비하기 위한 보험으로, 직원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내 기금을 조성해왔다. 대한항공 사우회 역시 임직원들과 지역사회 주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설립된 단체로, 회사가 설립 당시 기본 자금을 낸 단체다.

3자연합은 "두 단체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이 조 회장의 특별관계자임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은 그런 대량보유변동보고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이들 단체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들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의결권 행사가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3자연합이 사우회와 자가보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회사에서 관리하는 숨겨진 지분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이런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면서 "이들이 보유한 3.7% 가량의 지분이 적법하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3자연합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반도그룹의 의결권 행사가 8.2%에서 5%로 제한된다. 이번 정기 주총 이후 임시 주총에서도 의결권은 5%로 제한된다. 반도건설 등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8.2%지만, 현재 지분율은 8.28%다. 이번 판결로 3.28%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되는 셈이다.

법원이 3자연합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면 한진칼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사우회와 자가보험이 보유한 3.7%의 의결권이 제한될수도 있었다. 그러나 기각 결정이 나면서 이들이 보유한 3.7%는 한진칼에 우호적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3자연합으로서는 적군에 힘을 실어주는 뼈아픈 패착을 내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3자연합이 제기한 가처분소송에서 결과적으로 한진칼 측이 모두 승소했다"면서 "주총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판결이 나온 만큼 한진칼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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