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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인도 걱정한 ㈜STX 유동성 [Company Watch]유동비율 87.9%, 전년 대비 3.3%P 하락…삼정 "계속기업 존속능력 의문"

김성진 기자공개 2020-03-26 08:24:4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STX그룹의 지주사였던 ㈜STX에게 종합상사로의 변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2013년 그룹 해체와 함께 대부분의 계열사들을 잃어버린 ㈜STX는 스스로 먹고 살기 위해선 기존 영위하던 무역업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율협약을 끝내고 2018년 중국계 사모펀드투자(PEF) 운용사 AFC코리아에 인수된 이후에도 사업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에너지, 원자재 수출입, 기계·물자, 해운·물류 등 4가지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갔다.

그러나 종합상사를 표방한 ㈜STX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떠오르고 있다. 불안정한 실적이 지속됨에 따라 재무상태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STX의 2019년도 회계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은 유동성을 문제로 꼽으며 존속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 의견 낸 삼정

지난 23일 공시된 ㈜STX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시작부터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보통 감사보고서는 '감사의견'-'감사의견근거'-'핵심감사사항' 순으로 이어진다. 회계감사인은 감사의견을 통해 이번 감사에 대한 의견을 내고, 왜 그러한 의견을 냈는지 또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그런데 ㈜STX의 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은 '감사의견근거'와 '핵심감사사항' 사이에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는 의견을 추가했다.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란 말 그대로 회사의 존속능력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경우 감사인이 내는 의견이다. 보통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는 의견은 코스닥에서 상장폐지 되는 업체들에게 많이 발견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상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된 기업은 적정의견이 표명되더라도 재무 및 영업환경 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나 비적정 의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삼정이 계속기업에 대한 불확실성 의견을 낸 주된 근거는 바로 유동성이다. 삼정은 "연결회사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34억원 초과하고 있으며, 부채총계가 자본총계를 4475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연결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추이를 보면 최근 유동성이 악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5년만 하더라도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를 웃돌았지만 매해 유동자산이 빠르게 줄어들며 유동비율도 떨어졌다. 2019년 말 기준 유동자산은 3864억원, 유동부채는 4398억원으로 유동비율은 87.9%를 기록했다. 2018년과 비교해 3.3% 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부채비율도 마찬가지다. 2017년 10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은 2018년 자율협약 종료와 함께 600%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다시 900% 가까이 솟구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구채 및 전환사채를 연달아 발행하며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탓에 부채비율도 자연스레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흑자 돌아섰지만 이익규모 17억 불과…여전히 불안정한 실적

유동성이 악화된 원인은 결국 불안정한 실적이다. ㈜STX는 종합상사로의 변신을 꾀하며 사업을 확장해왔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자율협약을 종료하고 AFC코리아에 인수된 첫 해인 2018년에는 1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441억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실적이 악화했다. 지난해에는 흑자로 전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17억원에 불과했다.

㈜STX는 크게 에너지, 원자재 수출입, 기계·물자, 해운·물류 등 4가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유연탄, 석유 ,철강제품, 알루미늄, 아연, 니켈 등의 원자재를 수출입하고 자회사인 STX마린서비스를 통해서는 해운·무역 사업 및 플랜트 사업을 벌이는 식이다.


이번 저조한 실적은 STX마린서비스가 진행하는 이라크 디젤발전소 운영 프로젝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TX마린서비스는 2016년 이라크 내 4개 지역의 디젤발전소를 복구해 운영 및 유지보수하는 계약을 수주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사업이 다소 지연되며 초기 비용만 대거 들어가고 아직 본격적으로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 관계자는 "현재 이라크 디젤발전소 사업은 공사 구간이기 때문에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공사가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우발상황이 발생해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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