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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 실적 반비례 '주가'…주담대 위험 현실화 실적 개설 불구 신저가…김희원 대표, 반대매매 우려 속 지분 매각

박창현 기자공개 2020-03-30 07:18:2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항공기부품업체 아스트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각종 악재로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아스트 최대주주는 현재 주식 담보 대출을 활용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서 반대매매 우려가 커졌고 결국 지분 일부를 팔았다. 지배력 안전장치인 전환사채(CB) 콜옵션마저 유명무실해 지배구조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는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즌' 시즌을 보냈다. 승부수를 던진 '브라질 프로젝트'에서 확실한 성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아스트는 작년 브라질 엠브라에르(Embraer)사의 'E-Jet Ⅱ'(E2) 기종 동체 제작 사업권을 인수했다. 총 계약 금액은 1300억원에 달한다.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E2 기종 납품이 시작되면서 실적이 크게 늘었다. 매출은 1447억원으로 전년 1170억원보다 23.6% 늘어났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108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이 한 해 만에 208억원으로 증가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제조업 최고 수준인 14.4%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큰 폭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보인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글로벌 경제 불황이 예고되면서 항공 여행 산업과 항공기 제조 산업이 동시에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아스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초까지 8000원을 훌쩍 넘었던 주가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된 이달 중순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 4000원 벽이 무너졌고, 이달 23일에는 종가가 2740원에 머물면서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가 하락으로 최대주주인 김희원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또한 흔들리고 있다. 김 대표는 아스트 창업자로 설립 때부터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창업 초기 60%가 넘었던 지분율은 성장 단계 때마다 외부 자본 수혈을 받으면서 2014년 기업공개(IPO) 당시 20%대로 떨어졌다.


상장 후에도 아스트는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여러 번 유증을 했다. 개인 재산이 넉넉지 않았던 김 대표는 2016년 유증을 기점으로 주식담보대출을 쓰기 시작했다.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후, 이 자금으로 유증 청약에 들어가 신주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6월 다시 한번 유증이 진행됐고, 김 대표는 보유 지분의 34%에 해당하는 120만여주를 담보로 맡기고 유증 투자금을 확보했다. 그해 9월 주담대 계약 연장 시기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자 담보 물량을 254만주까지 늘렸다. 이는 아스트 전체 발행 주식의 9.9%, 김 대표가 보유한 주식의 71.6%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사실상 경영권 지분을 내놓고 사업 도전에 나선 셈이다.

김 대표의 노력 덕분에 아스트는 고속 성장에 성공했지만 각종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반대매매 위기감이 고조됐다. 담보물 가치가 불과 4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결국 김 대표는 최근 상장 이후 처음으로 보유 지분 일부를 팔았다. 이달 18일 78만6000주를 처분하면서 지분율이 13.99%에서 10.93%로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반대매매 실행에 따른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지분을 팔아 담보 대출 상환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지배구조 안전판으로 최대 91억원 어치의 CB를 되살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환가액과 현재 주가 간 괴리가 워낙 커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다. 해당 CB 콜옵션 권리 행사 기간은 올해 9월까지다. 그때까지 주가가 회복되지 못하면 지배구조 리스크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아스트 관계자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반대매매를 막고자 대표이사가 지분을 팔았다"며 "(차익 실현 등과 무관하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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