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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닻 올렸던 코파펀드…성과는 '미진' 현대백화점·CJ그룹 검토했지만 진척없어

김혜란 기자공개 2020-03-31 14:35:3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14: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해외 투자를 돕는다는 취지로 조성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코퍼레이션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가 결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일부 대기업이 코파펀드에 관심을 보였지만 현재까지 진척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최근 또다시 최대 1조원 규모의 코파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 조성까지는 여러 난관이 많아 코파펀드 재개에 의문을 제기하는 관측도 시장에선 나오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백화점 그룹이 6000억원 규모의 코파펀드 조성을 검토했지만 1차 무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코파펀드는 연기금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되는 것으로 대형 기관투자자와 기업이 1대 1로 자금을 매칭해 투자가 이뤄진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해외 매물을 찾기 위해 국민연금과의 코파펀드 조성을 논의했었다. 국민연금 측 위탁운용사로 G&A와 SK증권PE(현 SKS PE)를 선정해 논의를 진행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코파펀드 운용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이 당장 펀드를 소진할 해외 딜이 있느냐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롯데그룹과 KT, 넥센타이어 등 20곳 가까운 기업이 시도했지만 실제 투자 건은 미미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코파펀드 조성 이후 바로 투자를 집행할 딜 파이프라인이 미흡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코파펀드 조성에 성공한 SK그룹의 경우 투자 건을 정해놨기 때문에 바로 집행이 가능했다. 이런 이유로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와의 코파펀드 조성 논의도 순항할 수 있었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와 각각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로 코파펀드를 만들었다. SK㈜와 교직원공제회는 펀드를 결성한 지 한 달여 만에 미국 G&P 업체 브라조스 미드스트림(Brazos Midstream)을 첫 투자처로 결정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국민연금과의 코파펀드 역시 베트남 빈그룹(Vin group)에 자금을 집행했다.

SK그룹의 경우 그간 해외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왔기 때문에 딜 소싱 경험이 많고 당장 투자금을 집행할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어 연기금과의 맞손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코파펀드 논의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현대백화점의 해외 진출 의지부터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J그룹 역시 지난해부터 최대 1조원 규모 해외 투자펀드 조성을 검토해왔다. 미국 등 해외 선진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는 비전을 가지고 KB금융그룹과 해외 투자용 펀드 조성을 논의했지만 이후 진척은 없었다.

CJ그룹의 경우 2014년 국민연금, 스틱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코파펀드를 조성해 지난해 투자를 모두 마친 바 있다. CJ는 당시 결성된 코파펀드로 중국 룽칭물류(물류), 브라질 세멘테스 셀렉타(식품), 베트남 제마뎁(물류) 등 굵직한 3건 투자를 완성시켰다. 성공적으로 코파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 만큼 다음 코파펀드 조성주자로 유력하게 떠올랐다.

현재로선 CJ그룹의 재무 여건이 넉넉지 못한 상황이란 점도 걸림돌이지만, 앵커 출자자(LP) 확보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KB국민은행은 일부 자금을 출자한다는 계획이고, 메인 투자자로 나설 국민연금이나 새마을금고, 교직원공제회 등 다른 기관투자자가 참여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거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지난 27일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를 내면서 코파펀드에 최대 1조원을 출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들의 해외 투자 기조도 위축되면서 코파펀드가 재개하기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앞으로 코파펀드를 조성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예전에도 펀드만 만들어놓고 실제 투자하지 않아 비용만 든 경우가 많았다"며 "기업이 현금 확보에 몰두하면서 M&A에 나서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어서 펀드 조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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