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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 아산 정주영 레거시]LNG추진선의 시대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0-03-31 08:00:1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59년 1월에 미국의 걸프만에서 영국으로 세계 최초의 LNG운반선이 운항했다. 현재 전 세계 약 550척의 LNG선이 운항 중이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2위 일본을 멀찌감치 따 돌리고 LNG선 건조에서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다.

친환경 선박의 수요증가로 원유운반선도 LNG로 추진되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다. LNG추진선이다. 2019년 4월 현대삼호중공업은 세계최초의 LNG추진 유조선 6척의 인도를 완료했다. 현대중공업도 2019년 8월에 첫 LNG추진 유조선을 인도했는데 현대중공업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50여척의 LNG추진선 수주량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강화로 벙커C유나 디젤유를 사용하는 선박들은 2020년부터 황산화물(SOx) 배출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줄이는 탈황장치인 스크러버를 달거나 아니면 아예 LNG를 동력으로 사용해야 한다. 클락슨은 2025년까지 약 2000척의 LNG추진선이 건조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도 울산항 등 5대 주요 항만이 2020년 9월부터 황산화물 배출규제해역으로 지정되었다. 해양수산부는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9년 말에 황산화물 배출규제해역 지정 고시를 발령했다. 배출규제해역에서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기준 0.1%가 적용된다.

이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등을 줄이기 위해 2020년 초부터 시행된 기준(0.5%)보다 더 강화된 수치다. 지정 대상은 울산항과 인천항(경인항 포함), 평택·당진항, 여수·광양항(하동항 포함), 부산항이다.

LNG추진선 분야 중국 기술의 난조는 미안하지만 희소식이다. 2018년 6월에 중국의 글래드스톤(CESI Gladstone)호가 호주에서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파푸아뉴기니 연안에서 정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원인은 이중연료추진엔진의 추진력 부족이었다. 환경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연료를 바꾸자 발생한 문제였다.

이 배는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형이었다. 중국선박공업(CSSC) 계열사인 상하이의 후둥중화(扈東中華)가 건조한 이 배는 몇 달에 걸친 정밀 검사 결과 수리 불가로 드러나 폐선하기로 결정되었다. 기술력 부족이 불러온 대형사고다. 후둥중화가 지은 배의 선주들은 전전긍긍할 것이다. 후둥중화는 중국 유일의 LNG선 건조 조선사다.

또, 후둥중화가 프랑스의 글로벌 4위 선사 CMA-CGM을 위해 건조 중인 LNG추진 2만3천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의 인도가 2~3년 늦어진다는 소식도 있다. 한국 조선사에 SOS를 쳤다고 하는데 가장 큰 경쟁자를 도와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발주사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고 실제로 건조 후 인도되어도 품질에 의구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LNG선과 LNG추진선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세계 최고 기술력의 초격차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기술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업계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인도네시아로부터 LNG 수입을 시작했을 때 인도네시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해서 우리 조선사가 건조한 배를 사용하도록 하는 데 성공한 데서 그 이유를 찾는다.

그때 1호 LNG선 ‘유토피아호’가 현대중공업에서 탄생했고 현대상선 선박으로 1994년에 취역했었다. 유토피아호는 지금은 현대LNG해운 소속이다. 현대LNG해운은 2014년에 경영위기의 현대상선이 자구계획 이행으로 LNG운송사업부문을 IMM에 매각해서 탄생한 회사다.

그 기회 이후로 한국의 조선사들은 LNG선 관련 기술을 꾸준히 쌓아 온 것이다. 지금 주춤하고 있는 중국의 추격은 언제든지 계속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향후에도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그에 필요한 기술인력 양성과 사업구조의 개편도 상시적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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