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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조현아, 지분 매입 여력 있나KCGI 추매로 주주연합 42.74%, 상속세·주담대 상환 '걸림돌'

유수진 기자공개 2020-04-02 08:41:2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14: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이 지난주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패하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주연합이 2차전 준비에 돌입한 만큼 조 전 부사장도 침묵을 깨고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KCGI가 주총 이후로도 끊임 없이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이며 조 전 부사장도 지분 매입을 고려할 거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지분율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거란 분석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자금 조달 방안이 주식담보대출 외에는 사실상 없어 지분 확대 범위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영업일 기준) 그레이스홀딩스 등을 통해 한진칼 주식 36만5370주(0.61%)를 추가 매입했다고 1일 공시했다. 심지어 한진칼 주총 당일이었던 27일에도 14만5306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KCGI의 지분율은 19.36%, 주주연합 전체는 42.74%로 늘어났다.

눈에 띄는 건 당초 ㈜한진 지분 매입에 활용하던 투자목적회사(SPC) 타코마앤코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앞서 KCGI는 지난달 25일 타코마앤코홀딩스와 그레이스앤그레이스를 통해 쥐고 있던 ㈜한진 지분 전량 등 총 6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이로써 KCGI가 ㈜한진 카드를 내려놓고 한진칼에 ‘올인’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점이 보다 확실해졌다.

KCGI가 또 다시 보유물량을 늘리며 조 전 부사장의 고민도 깊어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파트너인 KCGI와 반도건설이 의결권을 확대하는 게 반가운 일이지만 동시에 조 전 부사장의 역할과 존재감이 줄어든다는 반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1차전서 패배를 맛본 주주연합으로선 보유지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조원태 회장을 코너로 몰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이 같은 팀의 전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지분율은 지난 1월 연합전선 형성 때의 6.49%에서 변화가 없다. 이 기간 KCGI는 17.29%에서 19.36%로, 반도건설은 8.29%에서 16.90%으로 세를 키웠다. 조 전 부사장이 자의든 타의든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거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수년간 무직 상태인 조 전 부사장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식담보대출과 배당금 등이 전부다. 심지어 기존 주담대를 상환하고 상속세도 마련해야 해 남은 지분 전량을 모두 동원할 수도 없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끌어다 쓰고 있다. 보유 주식 383만7394주(6.49%) 중 116만844주(1.96%)가 담보로 묶여있다. 그 중 68만8622주(1.16%)로 현금을 빌렸고 나머지 47만2222주(0.80%)는 상속세 연부연납을 위해 세무서에 맡겨놓은 상태다.

따라서 조 전 부사장이 추가 담보로 내놓을 수 있는 물량은 267만6550주(4.53%)다. 31일 종가(7만4300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평가금액이 약 1989억원이다. 통상 주식담보대출로 담보 가치의 50~70% 가량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가능금액은 약 995억원~1392억원으로 추산된다. 조 전 부사장은 상장사 중 대한항공(보통주 3140주·우선주 5933주)과 ㈜한진(보통주 4000주) 주식도 갖고 있으나 물량이 많지 않아 자금 동원에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주총 이후 한진칼 주가가 나날이 우상향을 그리고 있어 주담대 추진에 적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자금으로 한진칼 주식을 산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빌린 돈을 고스란히 값이 오른 주식을 사는데 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추후 주가가 폭락하면 추가 담보 요구나 상환 압박을 받게 될 우려도 있다. 다만 주주연합과 조 회장 측이 각각 4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탓에 유통되는 주식 수 자체가 많지 않아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만약 조 전 부사장이 지분 전량을 담보로 맡기고 확보한 자금으로 한진칼 주식을 산다면 31일 종가(7만4300원) 기준 134만주~187만주 가량이 될 전망이다. 지분율로 따지면 약 2.26%~3.35%다. 여기에 한진칼과 정석기업 등에서 확보하는 배당수익 약 12억8000만원으로도 1만7200주(0.03%) 가량을 추가 매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약 10%에 육박한 수준까지 확대된다.

하지만 이는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조 전 부사장은 상속세 마련이란 숙제를 안고 있어 보유 주식 전량을 담보로 제공해 지분 매입에 나설 수 없다. 지난해 말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발생한 상속세(2700억원 규모)를 5년간 여섯차례에 걸쳐 나눠 내기로 했다. 단순계산을 해봐도 매년 약 450억원씩으로 조 전 부사장 몫만 100억원이 넘는다. 또한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은행에서 받은 기존 주담대도 오는 6월과 8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조 전 부사장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 측은 "한진칼 지분 매입 등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 본인의 의사가 어떤 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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