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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자산신탁, 변화보다 '안정' 택했다 윤용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부실 사업장 회수 숙제

이명관 기자공개 2020-04-08 08:20:4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윤용로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 상황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윤 회장이 리스크 관리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로 회사 사정을 두루 알고 있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 그를 대체할 인력은 사실상 없다는 점도 이 같은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M&A를 통해 LF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코람코자산신탁이 경영진을 새롭게 구성했을 때도 윤 회장은 이사회 수장 자리를 지켰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작년 차입형 신탁 프로젝트인 부산 정관 사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선제적으로 손실을 쌓았지만, 문제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투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 중으로 손실을 최소화 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이외에 또 다른 차입형 신탁 사업인 거제 주상복합아파트, 진주 지식산업센터도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윤용로 회장 재선임, 임기 3년 연장

25일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달 말께 이사회를 개최하고 윤용로 회장을 사내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윤 회장의 임기는 3년 연장됐다. 윤 회장이 코람코자산신탁에 합류한 시기는 2018년 3월로 지난 2월 28일이 임기 만료일이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번에도 사외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앉혔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13조 1항에 따르면 이사회는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게 돼 있다. 다만 사외이사가 아닌 자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경우 그 사유를 밝히도록 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18년 윤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이사회 소집 및 회의 진행의 효율성 증진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윤 회장을 재신임한 것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경영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최초 코람코자산신탁에 합류했을 때부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끌어 가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LF로의 M&A가 진행된 이후 발행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했는데, 이 역시 윤 회장의 공이 컸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대표적인 금융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민간으로 나와 기업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외환은행장,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 등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쌓인 윤 회장의 네트워크는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산신탁업계 관계자는 "코람코자산신탁의 무기 중 하나가 '맨파워'인데, 관가와 금융권을 두루 거친 윤용로 회장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며 "LF가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한 이후 경영진을 교체했지만, 윤 회장은 자리를 지켰는데 그의 맨파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부실 차입형 토지신탁 '고민'

코람코자산신탁이 윤 회장을 재선임 한 것은 그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인사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회사 사정을 그보다 잘 아는 인물을 외부에서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몇몇 차입형 토지신탁 프로젝트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거 핵심 수익원으로 성장세를 이끌었는데, 작년엔 그동안 불거지지 않던 리스크가 가시화됐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사업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부동산 신탁사가 토지를 수탁받은 직접 사업비를 조달한다. 실질적인 사업 시행사 역할을 맡는다. 그만큼 사업 성패에 따른 책임을 떠안는다. 대신 다른 신탁상품과 달리 보수가 높게 책정된다.

현재 문제가 발생한 프로젝트는 3개다. 거제 주상복합 사업장(221억원), 부산 정관 사업장(590억원), 진주 지식사업센터 사업장(129억원) 등이다. 이들 중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은 부산 정관 사업장이다. 부산 정관신도시 프로젝트는 차입형 토지신탁 형태로 진행됐던 상업시설인 '조은클래스'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자산관리를, 영동건설이 시공을 각각 맡았다. 정관신도시 중심상업지(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읍 매학리 720-4번지)에 위치한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분양은 2016년 초 진행됐다.

프로젝트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은 2018년 하반기부터다. 위탁자였던 부동산 시행사 조은D&C가 수분양자들을 대상으로 유사수신행위를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30%에 이르는 고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투자를 유치했다. 수십명에 이르는 수분양자들은 분양대금을 코람코자산신탁이 아닌 조은D&C에 넣었다. 이 일로 조은D&C 대표는 검찰에 구속기소 됐다. 이후 조은상가의 수분양자들과 맺은 분양계약도 전부 해제됐다. 이에 사실상 투자금 손실이 불가피해져 선제적으로 손실을 쌓았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상업시설인 부산 정관 조은클래스의 처리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현재로선 '매각'이 가장 유력한 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대한 투자금을 회수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부산 정관사업장 외에 나머지 거제와 진주 프로젝트는 미분양 문제로 인해 투자금 회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들 3개 사업장에서 발생한 부실로 작년 코람코자산신탁이 쌓은 대손충당금은 567억원이다. 부실 사업장 영향으로 작년 실적도 뒷걸음질 쳤다. 작년 영업이익 규모는 91억원으로 전년 491억원 대비 81.4%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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