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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저가 수수료 유도…주관사 선정도 '깜깜이' [Korean Paper]RFP 기준 상 평균치 하회 구조, 이례적 하우스 선택…시장 질서 저해 비판

피혜림 기자공개 2020-04-09 13:48:5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캥거루본드(호주달러 채권)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업계 평균치를 밑도는 수준의 수수료를 제시하도록 관련 기준을 공표해 눈총을 받고 있다. 주관사 선정을 빌미로 저가 수수료 경쟁을 부추겨 시장 질서를 저해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기준에 따라 주관사를 선정한 결과 캥거루본드 딜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하우스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호주 내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호주계 하우스가 제외된 것은 물론 주관사단 대부분이 한국물 캥거루본드 딜 경험이 적은 투자은행(IB)이었다. 당초 공개한 주관사 선정 기준과는 다소 빗나간 선택인 탓에 시장 내 의구심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도로공사, 수수료 끌어내리기 나서

한국도로공사는 지난달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주관사단을 선정하기 위해 주요 글로벌 하우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한국도로공사는 RFP를 통해 △주간사 수수료 △국제신용등급 △한국계 해외채권 주간사 실적 △Global 호주 캥거루본드 주간사 실적 △발행 전략 등 5개 항목에 각각 20점씩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산정해 주관사를 낙점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한국도로공사가 밝힌 수수료 평가 기준상 시장 평균치를 밑도는 보수를 제시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추정수수료 24.7bp를 기준으로 점수 평가 산식을 공표했다. 이에 따르면 17~18bp 가량의 수수료를 제안해야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물 캥거루본드 딜의 평균 수수료는 20~25bp 가량이다.

사실상 다수의 하우스들이 자발적으로 수수료 깎기에 동참하도록 권한 셈이다. 최저제안수수료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 과잉 경쟁을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으나 평점 산식상 17bp 안팎의 수수료를 적어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지적이다.

◇선정 결과 이례적, 수수료 논란 가중

한국도로공사의 주관사 선정 결과는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HSBC와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SC)를 이번 캥거루본드 딜의 주관사로 선정했다. 호주 채권시장 내 주관 실적이 압도적인 호주계 하우스는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평가 기준 중 하나인 글로벌 호주 캥거루본드 주간 실적과는 거리가 먼 결과다.

더욱이 세 하우스의 경우 캥거루본드보단 달러 채권 등의 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다. 지난 3년간 HSBC와 미즈호증권이 주관한 캥거루본드 딜은 1~2건에 불과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대만 시장에서 포모사본드를 호주달러로 찍은 한국수출입은행 딜이 유일해 사실상 캥거루본드 딜 주관 이력이 없다.

한국도로공사가 제시한 수수료 점수 산정 기준에 따라 다수의 하우스가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보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혹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국제 신용등급과 한국계 해외채권 주간사 실적, 발행 전략 등의 일부 항목이 당락을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되긴 어려웠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지난해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미즈호증권의 한국물 주관 실적 순위는 각각 2위(32억달러 주관), 5위(21억달러), 9위(12억달러)였다. 점수에 결정적 차이를 발생시킬 만한 수치로 해석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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