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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옥죄는 '애매한' 유증납입일 조항 [아시아나항공 M&A]채권단, 거래 종결 의지 굳건…영구채 출자전환 등 인수조건 변경 가능성

손현지 기자공개 2020-04-13 10:58:0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항공 딜과 관련한 계약조건 변경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은 회장이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지며 산업은행의 입장변화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러한 관심을 불편해하는 눈치다. 공식적으로는 HDC측으로부터 어떠한 요청도 없었고 매각 전에는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9일 "일단 유상증자가 이뤄지기 전엔 그 어떤것도 보장해주기 어렵다"며 "체결된 계약에 따라 거래를 종결을 하겠다는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증 납입을 계약 종결의 주요 조건으로 치부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납입하는 자금 대부분은 산업은행으로 흘러들어가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었다. 당초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31.05%)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2조1772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제3자배정)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HDC와 인수조건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는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납입일을 확정짓지 않고 있는 점과 연관이 깊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당초 4월 7일로 예정됐던 유상증자 납입일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대신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 등 애매하게 명시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들었다. 중국 당국의 기업결합승인과 관련한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사실상 HDC와의 거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방책이란 해석이 대다수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기약없이 연기된 상태다.

일각에선 HDC가 산업은행을 압박하기 위해 꺼낸 매각 철회 가능성 카드가 어느정도 통했다고 분석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단이 보다 유연한 태도를 취하는 듯하다"며 "유증일정이 지연된 만큼 HDC측의 요구 조건들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DC와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무엇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작년 아시아나가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을 때 이 회장은 금호그룹을 압박해 박삼구 전 회장 등 오너일가로부터 항공업에서 손을 떼게 만들었다.

산업은행 채권단도 강수를 뒀다. 매각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매각이 무산되면 영구채(5000억원)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넘겨받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아시아나항공을 산은 자회사로 두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매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HDC가 중도에 인수를 포기할 경우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이 회장은 1년 가까이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 불필요한 혼란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부실경영의 잘못이 있는 대주주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을 떼어놓는다는 매각 명분도 무색해진다.

현재 항공업을 둘러싼 상황이 좋지 못하다. HDC가 현 시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 짓지 못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주당 3500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HDC가 계약 당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주당 4700원(총 3229억원)에 인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가치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사야하는 상황이다. 또 차임금 상환 부담도 있다. 아시아나는 최근 3000억원의 단기차입금 증액을 결정하며 금융기관 차입금을 1조5074억원, 단기차입금을 2조3069억원으로 늘린 상태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상환 만기를 유예하거나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출자전환 방식 등으로 타진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구주 인수가 아닌 신주 발행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인수대금 전액 회사에 활용되도록 하는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는 HDC 측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주 의지는 굳건하다. 산은 채권단도 최대한 매각을 성공시키는 방안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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