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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악화' 제주소주, 이마트 효율화 작업 타깃될까 누적적자 347억 불구 마케팅 강화…"삐에로쑈핑, 부츠 등과는 결이 달라"

정미형 기자공개 2020-04-13 09:23:1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의 지역 소주 브랜드 '제주소주'가 지속된 적자에도 불구 올해도 계속해서 지역 기반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마트 효율화 작업의 다음 타깃이 제주소주가 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제주소주는 그 사정권에 들어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제주소주는 지난해 영업손실 141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12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14억원가량 적자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3억원에서 48억원으로 소폭 증가세를 이끌어냈지만 매출원가는 이보다 11억원 더 많은 58억원을 기록했다. 현재로선 팔면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제주소주는 이마트가 2016년 인수한 향토 제주 소주사다. 이마트가 190억원을 들여 지분 100%를 사들이며 취득했다. 2017년 하반기 대표 제품인 ‘푸른밤’ 소주를 출시하며 외형 성장에 나섰지만, 유통망이 좁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탓에 성장세는 예상보다 더딘 상태다.

제주소주가 시장에 자리 잡는 기간이 지연되면서 재무구조는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105억원으로 전년동기 52억원보다 두 배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38.7%에서 90.7%로 상승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도 4억원에 불과하다. 기타단기금융자산 18억원까지 고려하면 실질적 현금성자산은 22억원 규모다.


그렇다고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을 기대할 수도 없다. 인수 이래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잉여현금흐름은 매년 100억원이 넘는 부(-)의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소주의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24억원이다.

현재로선 금융부채 상환 여력에도 우려가 높다. 당장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는 91억원, 기타 금융부채까지 따지면 110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동안 차입한 대부분의 자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미뤄보아 재차입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많은 기업이 유동성 비상에 걸리면서 이마저도 시장 상황이 예전 같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모기업인 이마트의 자금 지원에 또다시 기댈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마트는 2016년 이래 모두 5차례 유상증자 방식으로 총 570억원을 출자했다. △2016년 150억원 △2017년 100억원 △2018년 2월 50억원 △2018년 7월 70억원 △2019년 2월 100억원 순이다. 지금 상황으로라면 이마트가 머지않아 다시 한번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제주소주를 이마트의 다음 구조조정 대상으로 유력하게 꼽고 있다. 현재 이마트가 효율화 작업 중에 있고 이미 전문점 중 영업적자를 낸 삐에로쑈핑과 부츠 등의 점포 정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제주소주는 현재로선 실적 개선 가능성이 낮다.

이마트는 현재 지난해 10월 자리한 강희석 대표 주도로 수익성 높은 브랜드 위주의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강 대표의 첫 번째 미션이 수익성 제고인 만큼 적자 사업체부터 정리하는 것이 수순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주소주 정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그룹 측은 제주소주의 구조조정설(說)을 부인했다. 이마트의 전문점과 제주소주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전문점이 이마트 내부 사업이라면 제주소주는 완전 독립법인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도 지역 위주로 시장 기반을 넓히기 위해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투자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주소주의 운명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제주소주가 정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사업이고 법인도 다른 만큼 강 대표보다는 정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다. 주류사업에 정 부회장이 애정을 가진 데다 와인과 수제맥주 사업을 하는 신세계L&B에 더해 제주소주 인수로 주류 라인업을 모두 갖춘 상황에서 제주소주만 정리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제주소주는 올해도 지역 위주로 힘을 쓰려는 계획으로 아직 투자 기간으로 보는 게 맞다”며 “유상증자는 아직 정해진 게 없고 차입금 상환은 내부적으로 문제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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