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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디스커버리운용 '급성장' 배경, 기업은행 있었다 시장 진출 2년만에 운용자산 1조 육박…신생사 은행 상품공급 '이례적'

이효범 기자공개 2020-04-14 10:28:5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15: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잇단 환매지연 사태로 구설수에 오른 가운데 수년새 급성장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7년 4월 전문사모 운용사로 등록한 신생사가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운용자산을 1조원 가까이 키웠다. 업계에서는 설립 초기부터 세일즈 파워가 막강한 은행 채널에 펀드를 공급했다는 점을 감안,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신생사가 보수적인 은행의 상품심사를 통과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앵커판매사로 나섰던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을 전략적으로 밀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2018년말 기업은행 판매잔고 '4262억', 설정잔액 절반 차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2017년 4월 전문투자형사모집합투자업을 금융당국에 등록한 이후 영업을 시작했다. 같은해 6월말까지 펀드 13개를 설정해 690억원을 끌어모았다. 당시 판매사는 총 5곳으로 기업은행(판매잔고 258억원), 대신증권(197억원), 유안타증권(158억원), 하이투자증권(51억원), 신영증권(26억원) 등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유일한 은행채널로 디스커버리펀드의 3분의 1이상을 판매했다.


이후로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매년 늘었다. 운용업에 뛰어든 지 8개월여만인 2017년말 설정액은 3833억원에 달했다. 당시 기업은행(933억원), 유안타증권(1115억원), 대신증권(913억원) 등에서 단기간 내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다.

2018년들어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펀드 판매에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해 연말 기준 운용사 전체 펀드 설정액은 8919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4262억원 규모가 기업은행을 통해 모은 자금이었다. 전체 설정액 중 48%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그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62억원, 16억원으로 불어났다. 전년대비 192.33%, 2294.89%씩 증가한 수치다. 전문사모 등록 이후 1년 8개월여 만의 일이다.

업계에서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이처럼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판매채널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생 전문사모 운용사가 은행 채널을 통해 상품을 공급하는게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신생사는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BS)의 인큐베이팅을 바탕으로 성장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은행들은 검증되지 않은 신생사 상품 판매를 꺼리는 경향도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전문사모 운용사들은 설립 초기에 증권사 위주로 판매채널을 구축해 은행 채널로 확장해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는 운용사 설립 초기부터 은행 채널을 끼고 시작했다"며 "특히 2018년 당시 기업은행 상품조직에서 유사한 펀드 설정을 제안받기도 했는데, 그만큼 미국 소상공인대출펀드 등에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소상공인대출펀드 확산…기업은행 "상품 확대 차원", 디스커버리와 '맞손'

미국 소상공인대출펀드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했던 시기는 2016년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소상공인과 영세기업이 주로 핀테크 형태인 렌딩플랫폼으로 몰리면서 시장이 성장했다. 해외 운용사들은 국내 증권사나 운용사들에 상품을 소개하며 적극적은 마케팅을 펼쳤고, 저금리 기조에 상대적으로 중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점차 각광받기 시작했다.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는 이에 앞서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 대표 시절부터 국내 자산운용사가 설정한 미국 소상공인대출펀드에 자문을 제공하며 펀드 판매 확산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는 2009년 설립된 법인으로 주요 사업목적은 사모투자전문회사 설립 및 운용이었다. 또 해외투자자본의 투자 주선이나 경영컨설팅, 경영상담 등을 영위했다.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는 대표적으로 2014년에도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미국 소상공인 대출펀드에 자문을 맡는 형태로 상품화하는데 참여했다. 또 2016년에는 JB자산운용의 펀드에 자문을 제공했다. 당시 펀드의 총보수가 1.75%였는데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가 보수 중 절반 이상인 0.9% 가량 떼갈 정도로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운용사가 설정한 펀드가 미국 운용사 DLI(Direct Lending Investment, LLC)의 펀드에 재간접 투자했다. DLI 펀드는 또다시 미국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였다.

2016년 설정 JB자산운용 펀드 투자구조

장 대표는 이후 디스커버리파트너스라는 법인을 2016년 연말께 새로 설립했고, 이어 2017년 4월 전문사모 라이선스를 받아 자산운용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6년 12월 당시 초기 자본금은 5억5000만원이었다. 작년말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장 대표와 특수관계인이다. 합산 지분율은 87.1%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설립 전부터 교감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2016년부터 미국 소상공인대출펀드에 관심을 두고 상품에 대한 검토를 오랜기간 실시해왔다. 그러다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 시절부터 노하우를 갖춰온 인력들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을 설립했다. 기업은행은 신생 운용사였지만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보고 운용사 설립 초기부터 펀드를 판매했다.

업계는 또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가 기업은행의 법인 고객들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고객 기반은 다른 은행들과 달리 법인이나 법인오너나 경영진 등이 많은 편"이라며 "그렇다보니 리테일 채널의 개인고객들과 달리 금리형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말 기준 기업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1조6993억원이다. 이가운데 개인, 일반법인, 금융기관으로 분류한 잔고는 각각 7303억원(비중 42.98%), 6965억원(40.99%), 2725억원(16.04%)이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의 일반법인 판매잔고 비중이 10%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은행에서 일반법인 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당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판매잔고는 4262억원으로 기업은행 전체 사모펀드 잔고의 25%에 달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016년에도 미국 소상공인대출과 유사한 상품을 판매했는데 이같은 상품에 대한 컨설팅이나 상품구조를 설계했던게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였다"며 "이런 상품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하우스였고, 당시에 기업은행이 미국 핀테크에 투자하는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려고 검토하고 있었던 차에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설립돼 펀드 판매를 맡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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