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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캐피탈, 채안펀드 수혜 '여전업 1호'…효과 미미 지주 신용보강 거쳐 통과, 기준 강화 탓 해소 물량 200억 불과

이장준 기자공개 2020-04-21 09:33:4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0: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캐피탈이 채권안정펀드의 여전업계 제1호 수혜자가 됐다. 채안펀드를 통한 리스크 헤지는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여전사들 상당수가 원하고 있는 돌파구다. 다만 메리츠캐피탈의 채안펀드를 통한 상환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여전사들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자 채안펀드는 여전채를 일부 인수키로 했다. 하나UBS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채안펀드의 여전채 분야 자(子)펀드를 담당하게 됐다.

6일부터 각 여전사로부터 원하는 발행금리와 금액을 메일로 제출하도록 해 입찰에 부쳤다. 채안펀드 기금이 한정된 만큼 민평금리 대비 스프레드(spread)가 높은 여전사 순으로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첫 수혜자는 메리츠캐피탈이 됐다.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회사가 평가한 적정금리수준의 평균치) 대비 6bp 높은 수준에 200억원 규모로 발행을 확정했다.

본래 채안펀드의 여전채 매입 대상은 신용등급이 'AA-' 이상의 우량사로 한정됐다.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인 만큼 원래는 해당이 안 된다. 하지만 메리츠금융지주가 보증하는 식으로 신용도를 높여 발행하는 방식을 인정받았다.

보증채는 모회사 신용등급을 따른다. 메리츠캐피탈은 자체 신용등급이 아닌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AA0)의 신용등급을 빌려 참여했다. 오릭스캐피탈코리아, 한국투자캐피탈도 같은 방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따라 총 12개 여전사가 입찰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메리츠캐피탈은 900억원을 제시했다. 입찰 시 발행금액이 이달 차환되는 채권 물량의 50% 미만이 되도록 제약을 걸어둔 탓이다. 메리츠캐피탈의 차환 물량이 2000억원이었기에 절반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틀 뒤인 8일 입찰 결과를 발표했는데 통과한 곳이 없었다. 여전업계에서는 일주일 전 롯데푸드가 채안펀드를 통해 민평금리보다 30bp나 높게 발행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사들도 이와 유사한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한참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여전업계 간담회를 개최해 여전채 매입과 관련된 채안펀드 운영방향을 안내했다. 특히 금융사가 1차적으로 시장에서 조달하려는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9일 입찰을 재개했지만 기준이 까다로워졌다. 입찰시 신청 가능한 발행물량에서 발행일(14일) 전에 만기가 지난 물량을 제외한 것이다.

메리츠캐피탈의 경우 남은 차환 물량은 17일과 24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으로 합쳐서 500억원에 그쳤다. 결국 그 절반에 못 미치는 200억원을 신청했다. 메리츠캐피탈은 민평금리보다 6bp 높은 수준을 제시해 매입이 확정됐다. 해당 여전채는 오는 14일 발행될 예정이다.

메리츠캐피탈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타사보다 스프레드를 조금 높게 제시했다"며 "이를 필두로 캐피탈 업계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업계에서는 채안펀드의 여전채 발행을 반기면서도 금융당국이 관련 기준을 강화한 뒤 생색만 낸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여전사들도 금융위가 주도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원리금 유예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 와중에 채안펀드의 여전채 발행규모를 줄인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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