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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빙과 인수 빙그레, 기업결합심사 통과할까 이미 경쟁 집중…정량 평가시 범위 획정 관건

노아름 기자공개 2020-04-14 10:56:0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4: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앞둔 빙그레는 기업결합심사 문턱을 넘을 수 있을까. 동종업을 영위하는 사업자 간 인수·합병(M&A)인데다가 이미 시장 점유율이 상당한 회사라는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경쟁이 집중된 시장이기 때문에 인수자 측은 △오프라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가두점 매출 △유제품 등 원재료 생산·유통 현황 등을 시장 획정에 고려해야한다는 논리를 펴 공정위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는 △시장 획정 △정량평가 △정성평가 △의견청취 등의 과정을 거친다. 첫 단계인 시장 획정을 위해서는 M&A가 유관업종에 미치는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다. 이후 정량평가를 통해 시장의 경쟁 제한성과 집중도를 평가하게 된다. 이 때 정량평가는 HHI(Herfindahl&Hirschman Index)가 지표로 사용된다.

HHI 지수로 살펴봤을 때 빙과시장은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전에도 이미 경쟁이 집중된 시장에 속해있다. 때문에 빙그레는 이번 M&A로 인해 빙과시장이 교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프리미엄 오프라인 업체, 커피 및 유업 기반 식음료(F&B) 전문점을 고려할 경우 시장 획정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벌꿀 아이스크림 등 반짝 인기를 끌었던 제품 이외에도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빙수류는 소비자 관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매출규모 등은 파악에 한계가 있어 점유율 산정에서는 제외되어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드, 콘 등을 주로 판매해 온 빙과업체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커피전문점,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판매점 등으로 아이스크림 판매 경쟁이 격화됐다"며 "이들 사업자까지 포함한다면 정확한 시장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하기 이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시 동일한 계열의 회사는 하나의 사업자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계열사의 점유율을 합산해 계산하면 빙과시장의 HHI 지수는 '매우 집중된 시장'에 해당하는 3170.94로 집계된다. 점유율 산정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지난해 3분기 빙과시장 집계치를 활용했다.

이 경우 HHI 증분(기업결합 전후 상황에서 산출된 HHI의 차)이 150 미만에 해당해야 안전지대에 속한다. 다만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시 HHI 증분은 823.14로 이를 벗어난다. 수치상으로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면 일부 사업부 분리매각 혹은 향후 수년간 가격 동결 등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심사당국이 업태별로 개별 시장을 나누거나 혹은 고용유지 등 정량평가 항목에 비중을 둘 경우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


앞서 해태 측은 주로 재무적투자자(FI) 위주로 인수자를 물색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경쟁사에 사업상 주요 정보 노출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 및 딜 종결성 등을 염두해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복수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투자자료를 수령해 인수 추진 여부를 검토했지만 인수자가 빙그레로 결정되면서 이해당사자들은 기업결합심사 등 후속절차를 앞두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HHI 지수 등 경쟁제한성을 미리 따지면 기업결합심사 통과 여부와 시정조치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며 "보다 넓게 시장을 획정할 것이냐의 여부가 안전지대 산정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베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의 빙과부문 및 프랜차이즈 점포를 다수 보유한 카페전문점의 빙과류 매출을 포함할 경우 시장규모 산정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비알코리아는 지난해 베스킨라빈스를 통해 4455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고 공시했으며, 이는 경쟁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을 위협하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빙과4사(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는 제품 개발 및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순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업계 추산치에 따르면 기존 1위 사업자인 롯데제과(시장점유율 28.6%)와 빙그레는 시장점유율 격차가 1.9%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빙과 시장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이번 M&A가 마무리 된다면 빙그레는 단일사업자 중에서 1위로 발돋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빙그레가 공정위 승인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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