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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생존전략]선제적 재무개선 ㈜신원, 유동성 위기 배수진 쳤다브랜드·해외법인 구조조정, 차입감축…올해 만기부채 137억, 현금성 자산 212억

최은진 기자공개 2020-04-20 13:02:13

[편집자주]

내수경기 위축, 해외 브랜드 난립, 구매 트렌드 변화 등으로 불황의 터널을 건너고 있던 패션업계가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란 암초까지 맞닥뜨렸다. 브랜드 기업은 물론 OEM 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어려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도 불거지고 있다. 주요 패션업체의 재무상황과 대응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랜드사업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는 ㈜신원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타를 맞고 있다. 국내외 전방위적으로 소비침체가 불거진 결과로 내수판매는 물론 수출주문까지도 급감했다. 간신히 흑자로 돌려 놓은 실적이 다시 적자로 전환될 상황에 처했다. 현금흐름이 급감할 가능성은 물론 재무지표 악화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놨다는 점은 다소 안도감이 든다. 브랜드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감축시켰고, 전환사채를 자본화 시키면서 차입금도 줄였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물량은 137억원 정도로, 현금성 자산으로 충분히 상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나머지는 모두 만기까지 1년 이상 남은 만큼 당장 유동성 압박에 시달릴 위험은 피했다고 보고 있다.

㈜신원은 1973년 의류수출업체로 설립됐다. 이후 내수패션 사업을 추가하면서 브랜드 사업과 OEM사업 등 이원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OEM사업은 스웨터, 니트 등 의류제품을 해외생산법인에서 생산해 주로 북미지역에 수출한다. 브랜드사업은 남성복, 여성복, 캐주얼을 중심으로 6개 브랜드를 백화점 및 대리점 등의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한다. 주요브랜드로는 BESTI BELLI, SI, VIKI, SIEG, MARKM 등이 있다.

㈜신원은 46년이라는 오랜시간 패션업계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켰지만 실적만 놓고보면 적자와 흑자를 오가며 극심한 부침이 나타냈다. 패션브랜드의 경쟁심화와 내수경기 둔화에 따라 실적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여성복 매출이 꾸준히 감소한 결과였다. 1990년대엔 워크아웃에 돌입하기도 했고 2010년대 들어선 오너일가의 조세포탈 이슈도 불거지면서 경영상 불안과 혼돈의 시간까지 보냈다.

경험이 만든 교훈은 재무전략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여러차례 위기를 맞이했던 ㈜신원은 구조조정도 발빠르게 단행하며 무엇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짰다. 특히 2016년부터 내리 3년간 적자를 봤던 상황에서 꾸준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개선을 꾀하려 안간힘을 썼다. 브랜드 철수 등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출혈을 감내하면서도 흑자전환을 이루기 위해 보수적 재무전략을 구사했다.

론칭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 없던 브랜드인 반하트는 철수했고 이사베이는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했다. 수익성이 낮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해외생산 법인에 대해선 각각 사업중단과 매각을 추진했다. 이로인해 매출이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재무전략으로는 차입금을 감축시키면서 만기를 장기화 하는 작업을 펼쳤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1137억원으로, 2017년 1618억원에서 꾸준히 감소했다. 단기차입금은 같은기간 902억원에서 729억원으로 축소됐다. 장기차입금은 44억원에서 280억원으로 확대됐다.

2015년 발행한 전환사채(CB) 216억원 규모를 보통주로 전환시키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로써 150%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100%로 줄었고 이자보상배율은 0.1배에서 1.3배로 확대됐다. 내부순현금흐름(ICF)은 2017년 마이너스(-) 94억원에서 지난해 168억원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도 168억원으로 2년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적자실적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동시에 차입금을 줄인 노력이 소폭 재무개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갑자기 불거진 코로나19로 인해 브랜드 사업은 물론 OEM 사업까지 큰 타격을 입으면서 다시 적자전환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지난해 이뤄놓은 재무개선 덕에 당장은 버틸 체력은 마련했다는 게 ㈜신원 측 설명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물량은 전자단기사채까지 포함해 총 137억원이다. 우선 한국수출입은행에서 1.5% 금리로 받은 대출이 7억원 있는데, 오는 11월 만기가 도래한다. 또 지난달 발행한 130억원의 전자단기사채는 오는 6월 10일이 만기다. ㈜신원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212억원이다. 일단은 해당 자금을 상환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지난해 회사채를 통해 마련한 100억원과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받은 대출 등이 있는데, 만기까지 아직 1년여 이상 남은 상태다.

문제는 고정비나 계획된 투자 등을 집행하는 데 있어 자금여력이 있느냐다. 또 급감하는 실적으로 인해 현저하게 저하되는 현금흐름을 감내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해 신용등급 BBB로 시장성 조달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출채권과 토지 및 부동산 등의 자산을 활용해 담보대출도 상당부분 받아놓았기 때문에 이 마저도 더이상은 어렵다.

㈜신원측은 당장 계획된 투자가 전무하고 비용을 줄이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버티는 데엔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일부 바이어와 영업이 끊긴 해외사업부 소속 직원들 10여명을 퇴사조치 시키는 등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VIKI 등 기존 오프라인 브랜드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신원 내부 관계자는 "차입금을 줄이고 브랜드 및 해외법인을 구조조정 하는 데 주력한 데 따라 일단은 유동성 위기는 벗어났다고 보면 된다"며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내부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등 안간힘을 쓰면서 버티기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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