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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지주 출범 첫 성적표는 [CEO성과평가]건전성 관리 '양호', 자본적정성 등 풀지 못한 숙제

김현정 기자공개 2020-04-21 13:30:3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07: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첫 그룹 회장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였던 한 해다. 지주사로 첫 출범을 선포하며 다양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우리금융그룹 내에 심어내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그룹 총괄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시점으로 볼 수 있다.

그룹 경영지표 중에서는 특히 자산건전성, 리스크관리 등에서 성과를 보였다. 다만 연이은 조건부자본증권의 발행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본적정성 부문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호한 건전성 지표, 이중레버리지비율 여유

우리금융은 재무와 비재무 지표를 모두 반영해 해마다 대표이사(회장)에 대한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재무지표로는 △수익성 지표(ROE, ROA, RAROC) △건전성 지표(고정이하여신비율) △자본적정성 지표(BIS자기자본비율) △생산성 지표(C/I Ratio) 등을 주요 성과측정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비재무지표로는 △안정적 그룹체계 구축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4대 성장동력 사업 강화 △그룹 리스크관리 고도화 △그룹 경영시너지 창출 등이 주요 잣대가 된다.

우리금융의 성과지표 중에서는 무엇보다 건전성 개선이 눈에 띈다. 금융회사 업무에서 리스크 관리는 '뒷단'에 위치하고 있다. 잘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도 않는다. 하지만 손 회장은 리스크 중심의 수익관리를 강조하면서 선제적으로 잠재 부실요인을 제거하는 동시에 손실완충여력을 개선하는 데 공을 들였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의 NPL비율은 0.45%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2019년 설립됐기 때문에 2018년 기준 수치는 우리은행과 비교해야 한다. 2018년 말 기준 우리은행과 비교해보면 NPL비율이 0.09%포인트 감소했다.

우리금융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다른 경쟁 금융지주사와 비교해봐도 우수한 수준이다. NPL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농협금융지주가 0.63%로, 신한금융지주는 0.52%, KB금융지주는 0.49%, 하나금융지주는 0.48%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지주 NPL비율이 이 시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지표 중에서도 유독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중레버리지비율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이란 자회사에 출자한 금액을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기준인 130%를 초과할 경우 경영실태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019년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98.8%로 집계됐다. 이중레버리지율로만 본다면 약 6조3000억원 가량의 자회사 출자가 가능하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평균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5.5~129% 사이에 놓여 있다. 출자여력이 1조원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이 낮은 이유는 경기가 비교적 안정기에 있었던 지난해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놓은 덕분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다섯 차례에 거쳐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번갈아가며 찍어냈고 총 1조9500억원을 조달했다. 올 2월에도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내부등급법 도입에도 자본적정성 낮아…CIR 개선 필요

자본적정성은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자기자본(BIS)비율이나 기본자본비율(Tier1) 등은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 하지만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경우 내부이익을 유보하거나 증자, 위험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만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향상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2019년 말 CET1, Tier1, BIS비율은 각각 8.4%, 9.9%, 11.9%로 집계됐다.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했을 때 많게는 5.2%포인트에서 적게는 2.7%포인트까지 차이가 난다. 우리금융지주가 시도 중인 내부등급법을 도입했을 때에도 이에 대한 격차로 인해 고민이 커 보인다.


영업이익경비율(CIR)도 개선이 필요한 항목이다. CIR은 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인건·전산비)를 얼마나 크고 적게 지출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기준 CIR이 52%로 전년 50.8% 대비 커졌을뿐 아니라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에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54.9%)을 제외하고 신한금융(46.1%), 하나금융(50.7%) 등보다 CIR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상적인 비용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뜻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수익성 지표로 보면 2019년 자기자본순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 모두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ROE는 9.44%로 ROA는 0.58%로 집계됐다. 각각 일 년 전보다 0.25%포인트, 0.05%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자산운용사와 자산신탁사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편입되면서 투하자본과 자산이 늘어났지만 편입 시점을 고려해 순이익이 월할계산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ROE의 경우 경쟁 지주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지주사로 보면 2019년 말 기준 농협금융지주 ROE가 9.67%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우리금융지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은 각각 ROE가 9.4%, 8.93%, 8.78%로 집계됐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 성과...부문별 시너지 극대화

비재무 성과지표로 보면 손 회장은 지난해 우리금융의 사업다각화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들은 향후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우리금융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 있는 인수합병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은행 비중(순이익 기준 81%)이 여전히 과도하게 높다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해부터 은행과 카드, 종금 등 겸직을 통한 '매트릭스(Matrix) 체제'를 강화해 자회사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도 있다. 지주 사업관리부문 산하의 자산관리총괄, 글로벌총괄, CIB총괄이 대표적인 겸직 부서다. 매트릭스 체제 안정화를 통해 비재무지표 중에서도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4대(WM, 글로벌, CIB, 디지털) 성장동력 사업 강화, 그룹 경영시너지 창출이라는 주요 과제를 한큐에 해결한 셈이다.

그러나 그룹 리스크 관리 고도화 항목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진 못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리스크 관리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시장위험), 신용위험, 운영위험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난해에는 DLF사태로 홍역을 치뤘다. 우리금융은 이를 교훈으로 삼아 올해는 다양한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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