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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강화하는 하나금융, Tier1 위주 자본확충 '부담' 조건부 자본증권 한도 2조→10조…자회사 배당 부담 확대 전망

손현지 기자공개 2020-04-22 14:18:5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0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인수합병(M&A)과 해외투자 대비 차원에서 순정자본 확충이 아닌 차입 성격이 짙은 자본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주의 재무구조의 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일 뿐 아니라 자회사 배당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작년 말 기준 자회사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투자주식/자본총계)은 125.5%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조정이중레버리지비율은 135.8%로 나타났다. 조정이중레버리지비율과 이중레버리지비율의 격차가 무려 10%포인트에 달한다.

조정이중레버리지비율이란 자기자본 총계에서 신종자본증권(Tier1) 등 부채성격이 내재된 자본을 차감한 후 산정한 이중레버리지비율을 의미한다. 즉 순수 자본을 기준으로 출자여력을 판단한 지표다.

둘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건 그만큼 외부자금을 조달해 지분투자를 한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즉 그만큼 자본의 질이 떨어진 상태에서 자회사 투자를 했다는 얘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조정이중레버리지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이는 조건부자본증권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자본 총계에서 기본자본(Tier1)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그룹 BIS비율, Tier1비율,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각각 14.0%, 12.7%, 12.0%이다. Tier1비율은 경쟁사인 KB금융(13.86%), 신한금융(12.3%) 등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최근 조건부 자본증권 발행량을 급격하게 늘린 영향이다. 조건부 자본증권은 신종자본증권(Tier1)과 후순위채(보완자본·Tier2) 두 종류가 있다. 하나금융은 2015년 4450억원, 2018년 5380억원, 2019년 2650억원을 발행했다. 전체 자본조달 구조상 비중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총 조달에서 변제순위가 후순위인 후순위사채, 조건부자본증권(Tier1), 자기자본은 각각 1.2%, 5.8%, 69.8%를 차지한다

하나금융은 작년부터 조건부 자본증권 발행량을 늘리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금리 및 유동성리스크 관리 방안을 결의했다.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도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 발행한도를 10조원으로 대폭 증액하는 정관 변경을 가결했다. 기존 한도(2조원)에 비하면 무려 5배나 확대한 셈이다.

이는 향후 M&A나 비은행 부문 투자 등을 감안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조건부 자본증권은 회계상 Tier1으로 반영돼 자본비율 제고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이중레버리지비율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회계상 자기자본이 확충되면서 이중레버리지비율의 분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자회사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작년에는 내부자본한도를 변경해 BIDV, 더케이손해보험을 확보한 바 있다. 또 하나캐피탈(2,000억원), 하나벤처스(700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500억원), 핀크(255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 손자회사였던 하나에프엔아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데 2275억원을 투입했으며 자기주식 3000억원을 취득했다. 한 해 동안 자회사 투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조건부 자본증권 발행(2650억원)과 순배당금유입액(7389억원)등을 활용했다.

문제는 조건부 자본증권(Tier1) 발행 위주의 자본확충은 중장기적으로 재무구조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Tier1은 질적인 측면에서 유상증자 등을 통해 마련한 순정자본에 비해 열위하다. 비록 똑같이 자본으로 분류되더라도 Tier1증권은 5, 10년 콜옵션 만기 때 부채성격이 내재돼 있다.

이에 따라 지주차원의 이자배당 압력도 커진다. 부채성자본 특성상 이자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지주의 이익잉여금이 늘어나지 않는 한 결국 자회사들의 경상적인 배당 부담을 야기시킬 수 밖에 없는 요소다. 실제로 작년 연간 조건부자본증권 이자(배당)액은 459억원으로 2018년 269억원 대비 190억원 증가했다.

하나지주의 수익구조상 은행 자회사 배당수익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작년 자회사 배당금 수익(1조3390억원) 중 하나은행(1조3370억원)이 대부분을 충당했다. 비은행 자회사 연간 배당결의액은 2017년 1862억원, 2018년 25억원, 2019년 25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올해 하나은행의 배당여력이 충분치 않을 경우 지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건부 자본증권 발행 흥행 여부도 관건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본시장 발행환경이 다소 경색됐다는 평가다. 국제유가 하락이나 글로벌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의 경우 3000억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시간 내 2700억 수요만 유입돼 목표치에 미달한 바 있다. 당시 가까스로 800억원 추가 수요를 확보해 물량을 채웠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Tier1에 치우친 자본적정성 제고 행보는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며 "하나금융도 자본조달 포트폴리오를 다채롭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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