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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6월27일까지 남은 시간 2개월…공은 다시 HDC에채권단, 아시아나 직접 지원해 '압박'…인수자금 마련이 관건

유수진 기자공개 2020-04-22 13:14:3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13: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지원 계획을 마련하며 M&A의 향방을 좌우할 공이 다시 HDC그룹으로 넘어왔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항공업계 지원 방침에 HDC그룹의 인수 의지를 꺾지 않으려는 당근책이 더해지며 1조7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신규 자금 투입이 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HDC그룹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잠시 미뤄뒀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에 다시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본계약 체결 당시와 시장 상황 및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태가 달라져 인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핑계가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2개월 남짓. 이 기간 HDC그룹이 2조원의 인수자금을 모두 마련해 무사히 아시아나항공을 품을지 주목된다.

◇공 넘겨받은 HDC, 이젠 직접 나설 차례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추가 지원안을 내놓으면서 이번 딜이 또 한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채권단은 1조7000억원 규모의 신규 한도대출을 결정한데 이어 차입금 상환 만기와 영구채 출자전환도 검토하고 있다. 전폭적인 지원안이 마련되며 딜의 최종 성사를 좌우할 결정권이 다시 HDC그룹에 넘어갔다. '마냥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 받던 산업은행은 '이제 할 만큼 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일단 HDC그룹으로서는 인수에 대한 부담이 대폭 줄어든 만큼 반가운 소식인 게 분명하다. 채권단이 보다 수월하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셈이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다음 스텝을 밟아나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인수 강행 여부를 마지막으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끝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채권단이 특혜 논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딜 성사를 위해 결단을 내린 상황에서 인수를 포기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론이 고스란히 HDC그룹을 중심으로 불거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제는 반드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야 하는 '의무'만 남은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아시아나항공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 날짜는 지난해 12월27일이다. 이들의 계약서에 따르면 반드시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에 거래종결(딜 클로징)이 이뤄져야 한다. 약 2개월 뒤인 오는 6월27일 전까지 유상증자 납입 등 남은 절차를 모두 마치고 거래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얘기다.

유일하게 인정되는 예외는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승인이 지연되는 경우로 이때는 기간이 최대 12개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가장 우려가 많았던 중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미 승인됐다는 걸 고려하면 마지막 남은 러시아로부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수 절차를 밟는 기간이 6개월을 넘겨도 되는 합당한 이유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인수가격 그대로 유지…1.8조 마련해야

시장에서는 딜 참여자간 합의를 이뤘던 인수가격과 구조 등이 기존대로 유지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이 HDC그룹 측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여 한발 물러선 상황에서 인수가격까지 변동이 생기지는 않을 거라고 보는 것이다. 가격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한다면 인수 절차가 또 다시 지연될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도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마음을 굳힌 상황이라면 굳이 신주 가격을 깎을 필요가 없다.

아시아나항공 딜은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가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6868만8063주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조1772억원을 신규투입하는 형태다. 이중 현대산업개발 몫은 구주와 신주를 모두 합해 약 2조101억원이다. 계약금으로 기지급한 2010억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1조8091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딜 초반 자금 조달 계획을 △보유현금 5000억원 △유상증자 4000억원 △공모회사채 3000억원 △추가 인수금융 8000억원 등으로 잡았다. 실제로 지난달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인수자금 마련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주가하락 등으로 당초 목표를 채우지는 못하고 3207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부족분은 17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사모채로 메웠다.

지금도 인수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공모채를 발행하고 추가 인수금융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에는 여전히 변동이 없지만 시장 상황 등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로나 여파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어 현대산업개발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초 현대산업개발은 산업은행에 1조원 규모의 여신 확대 등 인수금융 지원도 요청했었다. 앞서 산업은행이 이스타항공을 품는 제주항공에 2000억원 규모의 인수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하면서 형평성을 고려해 이 같은 요구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현대산업개발을 패스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직접 지원하기로 방향을 정하면서 별도의 지원책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자금조달 계획이 틀어질 경우 보유 현금으로 부족분을 채우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조53억원으로 전년 1조5637억원 대비 50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계획대로 5000억원을 투자하는데는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예전보다 선뜻 현금을 꺼내쓸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1분기를 보내며 보유 현금이 더욱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처음 계획에서 일부 변경이 생겼으나 무리 없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하며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며 "예정대로 공모채 발행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규모 지원책을 꺼내 HDC그룹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압박하고 나선 걸로 보인다"며 "이제 HDC가 나서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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