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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교촌, '제1호 직상장'으로 치킨 제패 신화 다시쓴다①권원강이 낳고 기른 치킨 1위…IPO 성공으로 2막 열까

전효점 기자공개 2020-04-28 09:30:4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매출 4000억원, 국내외 가맹점 1100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교촌에프앤비는 어떻게 설립 30년 만에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을 제패한 신화가 됐을까.

교촌에프앤비는 2000년대 초반 '세상에 없던' 간장맛 치킨으로 가맹점을 단숨에 1000개까지 확대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그즈음부터 매출 성장 속도가 둔화되자 질적 성장으로 성장 전략을 선회한다. 무리한 가맹점 모집보다는 가맹점포 영업권 보호와 점주 수익 극대화를 통해 본사 성장을 이끌어내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2009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4년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1위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직상장에 도전하면서 신화 다시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기업공개를 통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2막을 여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급성장의 비결…'세상에 없던 치킨'을 개발하다

국내 치킨프랜차이즈업계 1위 교촌치킨은 경북 구미에서 1991년 태어났다.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은 생활고에 시달리며 과일 행상, 택시기사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평범한 가장이었다. 권 전 회장은 택시 면허를 판 돈을 종잣돈 삼아 구미공단 한 켠에 10여평 남짓한 통닭집을 차렸다. 가게 이름은 '교촌통닭'이었다.

경북 구미 구미공단 한켠서 1991년 개업한 교촌통닭. 자료출처=교촌에프앤비

탁자 세 개를 놓고 시작한 교촌통닭은 개업 초기에는 장사가 거의 되지 않았다. 하루에 두 마리, 세 마리 팔리는 날도 허다했다. 하지만 전 재산을 털어 낸 가게인 만큼 권 전 회장은 포기할 수 없었다. 밤을 새워 닭 요리를 연구했다. 그같은 노력 끝에 치킨을 180도에서 두 번 튀기는 요리법을 개발했고, 구미 시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간장과 마늘을 사용한 특유의 소스를 개발해 또 한번 히트를 쳤다.

맛의 차별화는 성업으로 이어졌다. 영업 4년 만인 1995년 첫 가맹점을 내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로서 재출발했고, 1999년에는 교촌에프앤비(F&B)로 사명을 변경하고 법인 전환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국에 교촌치킨이 유행시킨 간장 치킨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촌에프앤비는 창업 12년 만인 2003년 가맹점 1000호점을 돌파했고, 2009년에는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4년부터는 '비비큐치킨' 브랜드를 운영하던 제너시스비비큐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현재까지 줄곧 치킨업계의 최강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질적 성장의 시기…'맛' 이상의 전략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교촌치킨의 가맹점수는 1000개~1100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전까지 가맹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포화 상태로 접어들면서 바야흐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었다.

이 시기 교촌에프앤비 매출 역시 수년간 횡보세를 보이며 시행착오를 했다. 권 전 회장은 느려진 가맹점 확장에 무리하게 채찍질을 가하지 않고 질적 성장을 향해 사업 전략을 조정키로 했다. 이전까지 교촌에프앤비는 '맛있는 치킨'으로 인정 받음으로써 가맹점을 확장하면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가맹점 확장 속도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사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맛 이상의 것이 필요했다.


권 전 회장은 가맹점 개별 점포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했다. 먼저 가맹점당 배달가능지역 인구를 1만7000~2만5000명 내외로 철저히 제한하는 경영 방침을 내걸었다. 가맹점주의 소득을 높여야 프랜차이즈 본사로서의 경쟁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봤다. 2012년에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이미지와 신뢰받는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심어주기 위해 브랜드 CI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메뉴 전략도 색달랐다. 유행에 따라 신제품을 다수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에게 선택지를 넓히기 보다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스테디셀러 메뉴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레드시리즈', '허니시리즈' 등 오늘날 사랑 받는 대표 메뉴가 태어났다.

교촌치킨 점포당 매출은 2010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가맹점주들은 열광했다. 2018년 기준 업계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BHC치킨과 BBQ치킨의 점포수는 1480개, 1660개로, 교촌치킨 1080개보다 400~600개 많다. 하지만 같은 해 단위 면적(3.3㎡)당 점포 평균 매출액은 교촌치킨 3억5000만원, BHC치킨 1억9000만원, BBQ치킨 2억3000만원이다. 가맹점당 매출은 교촌치킨 6억2000만원, BHC치킨과 BBQ치킨은 각각 3억3000만원, 4억원이다.

가맹점 개별 점포의 매출이 늘면서 본사 매출 역시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격차를 벌렸다. 본사 매출은 2003년 810억원에서 지난해 3600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의 꿈

올해 29주년을 맞은 교촌에프앤비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과 못다한 해외시장 진출의 꿈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은 이같은 노력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전문경영인으로 취임한 소진세 회장의 주도 하에 계열사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외식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했고 성과가 부진한 계열사는 청산하거나 합병했다.

올해는 버거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팔을 걷어 붙였다. 본사 직영점에서 처음 출시한 교촌리얼치킨버거는현재 8개 점포에서 테스트 판매 중이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닭갈비볶음밥 등 닭요리를 중심으로 한 가정간편식(HMR)으로의 사업다각화도 시도하고 있다.


중국·대만·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 계획도 구체화해나가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2005년 미국 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 사업의 닻을 올렸지만 이렇다할 만한 결실을 거두지는 못했다. 올해부터는 진출국 가운데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서 가맹점을 내고 이를 필두로 해외 공략 속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비전을 가시화하는 마중물이 될 예정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상장에 성공하면 해외 사업 확대, 가정간편식(HMR) 등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작업이 더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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