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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갈등' 아리온테크놀로지, 격랑 빠져드나 잦은 최대주주 변경 및 사업방향 이견 탓…채명진 대표, 전임 사내이사 횡령배임 소송

조영갑 기자공개 2020-05-01 10:02:1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9일 06: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폐지 위기에서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아리온테크놀로지(아리온)의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대주주가 잇따라 변경되면서 주력 사업의 방향성을 두고 대주주들 간의 기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 경영진의 반대 측에서 경영진의 직무집행정지를 신청한 데 이어 27일 이에 맞선 현 대표가 전임 사내이사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소송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현재 아리온의 사내이사진 구성은 신(新), 구(舊) 최대주주 측이 동거하는 형국이다.

아리온은 이영직 전 대표가 1999년 셋톱박스(STB) 전문 제조업체로 설립한 기업이다. 2004년 5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STB업계 주요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6년 3월 이 대표가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회사는 변곡점을 맞았다. 이 대표의 지분 전량인 254만5098주(23.5%)가 매물로 나오면서 최대주주가 제미니밸류조합→제이앤피조합 등으로 변경됐다.

2019년 12월 새 최대주주였던 제이앤피조합(외3인) 중 일부 조합원이 지분을 처분하고 조합을 이탈하면서 기존 2대 주주였던 천정희 라인엔터테인먼트(라인엔터) 대표가 새로운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천 대표는 아리온의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로 밀린 제이앤피조합은 7.4%를 보유하고 있다. 양 측의 지분은 0.1%포인트 차이다.

천 대표는 엔터테인먼트사업 전문가로 아리온의 사업 축을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옮기고 싶어 한다. 라인엔터는 김구라, 김국진, 박미선, 김수용, 양세형 등의 유명 개그맨, MC를 보유한 엔터사다. 올해 초부터 IPO를 서두르고 있다. 아리온이 라인엔터의 지분 90%를 보유한 최대주주기 때문에 구주매출을 통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 천 대표는 '천정희→아리온→라인엔터' 식의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 아리온의 추가 지분매입도 예상된다.

제이앤피조합 측의 채명진 현 대표는 미디어커머스 및 블록체인 전문가다.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소울시티컬쳐스 대표이사, 케이브랜드시티 대표이사, 밀라노익스프레스 사장 등을 거친 벤처창업가다. 1990년생으로 코스닥 상장사 대표 중 최연소다. 채 대표와 함께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는 Jonathan Cho 사내이사, 한현민, 이호섭 사외이사 등도 1980년대생으로 벤처사업가 출신이다. 커머스,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의 전문가다. 천 대표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이에 사업 방향과 회사의 전략을 놓고 양측의 기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24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회사 경영진 외부의 제3자는 회사 측에 현재 대표이사 및 이사진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및 가처분신청과 일시이사, 일시대표이사 직무대행자 선임에 대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채 대표를 비롯한 아리온 현 경영진은 “회사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3일 뒤인 27일 채 대표는 반격에 나선다. 2017년부터 아리온의 경영관리를 총괄해 온 이정필 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횡령 금액은 24억원 규모다. 아리온 측은 “고소장 제출 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모든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7년 3월 사내이사로 입성한 이정필 이사는 라인엔터 측 인사로 알려졌다.

횡령 및 배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수십 차례 납입이 연기돼 결국 철회시킨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건과 2017년 재차 추진한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보고 있다. 250억원 유상증자 건의 경우 실적악화와 거래중지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납입이 완료되지 않고 있다. 두 차례 유증의 납입이 연기되면서 벌점이 누적돼 아리온은 지난 4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아리온은 공식적으로 "자회사인 라인엔터 측과 협력해 회사의 경영을 정상화한다"는 입장이다. 2019년 아리온은 셋톱박스 부문에서 191억원(57.9%),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97억원(29.4%), 전자상거래 부문(미디어커머스)에서 42억원(12.8%)의 매출액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채 대표가 영위하던 미디어커머스 사업부문의 실적이 산입된 데 따른 것이다. 채 대표는 "기존의 셋톱박스 부문과 엔터테이먼트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업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황이다.

채 대표는 취임 이후 영국 주택 플랫폼 회사 인코라(Inchora)와 공동사업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고, 미국 리튬 배터리기업 XNRGI(엑스에너지)의 아시아 총판 독점권을 따내면서 신사업 부문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셋톱박스 사업을 통한 기본 매출액을 올리면서 커머스, 블록체인, 2차전지 등의 신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다만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둘러싼 대주주 간 갈등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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