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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포스코, 1조 투입해 또 사는 자사주 활용 어떻게?2013년 포상 연계 자사주 처분 계획 결의…2011년 이후 주식 스와프도 스톱

박상희 기자공개 2020-04-29 07:54:1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실적 부진 우려가 큰데도 불구하고 포스코가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기주식 취득을 단행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자기주식 취득 이후 자사주 지분율은 15% 수준으로 훌쩍 뛰게 된다. 포스코는 2013년부터 자사주를 임직원 포상 및 장기근속기념 포상 재원으로 활용해왔다.

앞서 포스코는 24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사주 매입을 다음달 초부터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10일 이사회를 통해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과 1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포스코가 현재 보유한 자사주는 707만1194주(8.1%)다. 27일 종가 기준 포스코 시가총액은 15조 5193억원이다. 지금 포스코가 자기주식 매입에 1조원을 쏟아부으면 지분 6.45%가량을 매입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분율은 15% 수준으로 증가한다. 지분 매입 기간은 1년으로, 포스코는 주가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시점에 주식 매입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주가 추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기주식 매입 이후 포스코의 자사주 지분은 10% 이상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포스코가 향후 취득한 자기주식을 어떻게 활용할지다. 포스코 관계자는 28일 "자기주식 취득을 마무리 한 이후에 향후 활용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방어를 위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스코 주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2월 초까지만 해도 20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3월 하순 1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포스코 주가는 2년 전인 2018년 초만 해도 40만원을 바라봤다.

주주가치 제고 목적에 충실하려면 자기주식 매입 이후 보통 소각 작업까지 뒤따른다. 포스코는 아직 자기주식 소각 계획은 없다. 포스코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에 나선 건 2001년부터 2004년에 걸쳐 929만4000주를 매각했던 게 마지막이다.

2010년 이후 포스코의 자기주식 처분 공시를 살펴보면 임직원 포상 및 장기근속자를 위해 2~3개월 꼴로 자사주를 양도(장외처분)했다.

다른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매각한 경우는 두 차례가 있었다. 2011년 1월 국민은행과의 상호 주식 매입을 위해 자사주 34만2955주(처분금액 1649억원)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세일)했다. 2013년 11월에는 자사주 4만8236주(140억원)를 매각했는데, 이는 포스코가 일본 요도가와 제강의 주식 1.63%를 매입하고 요도가와 제강이 포스코 자기주식 0.05%를 매입하는 상호 주식 스와프(교환)의 일환이었다. 포스코는 2009년에도 국민은행과 주식 교환을 위해 자기주식 46만2962주(2499억원)를 매각했다.

나머지 자기주식 처분은 모두 임직원 포상 및 장기근속기념 재원 마련을 위해서였다. 이같은 자사주 처분은 2013년 이사회에서 '포상 연계 자사주 처분 계획(안)'을 결의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임직원 포상 등을 위한 자기주식 처분 결정은 경영위원회에 위임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 없이도 진행이 가능했다. 2013년 8.49% 수준이었던 포스코의 자기주식 지분율은 현재 8.1%다.

포스코 관계자는 "임직원 포상 등을 위한 자사주 처분 근거는 내부 운영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현재는 직원 포상을 자사주로 하지 않고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70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1.4%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 및 마진 악화로 2분기 실적 악화도 불가피하다. 포스코는 올해 판매량 목표치를 당초 예상보다 7% 하향 조정했다.

포스코는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배당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실적 발표 당시 배당성향 30% 수준의 중기 배당정책에 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 1분기 말 개별기준

주주환원 정책을 위한 재원도 충분하다. 포스코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전 올해1월까지 3조3000억원 규모의 상환용 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해 유동성을 높였다. 포스코의 유동비율은 1분기 말 별도 기준 497.1%로 지난해 1분기(422.7%) 대비 대폭 개선됐다. 유동자산에 포함되는 자금시재는 별도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약 4조원 증가한 11조 7000억원이다.

다만 재무지표는 소폭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 말 20%에서 올 1분기 말 기준 28.3%로, 10%포인트(p) 가까이 증가했다. 차입금도 같은 기간 4조2819억원에서 8조662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포스코의 재무전략은 최고재무책임자인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CFO)이 짜고 있다. 그는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경영기획실과 기획조정실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포스코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과 재무지표 악화 속에서도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강수를 둔 것은 선제적인 자금 확보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가 1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사전 유동성 확보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전 부사장이 향후 자기주식 처분도 이전과는 다른 경우의 수를 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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